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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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회 영산 기슭 옥진관에 도착하다——여래불 앞에 나아가 경전을 받다

영산 기슭 옥진관에 도착해 금정대선의 영접을 받는다. 영산에 올라 여래불을 알현하고 드디어 대장경 5048권을 받는다. 그러나 경전이 공책임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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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더 걸어 드디어 웅장한 산이 앞에 나타났다.

산에서 서기가 피어올랐다. 오색구름이 봉우리를 감쌌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했다.

삼장이 말에서 내려 합장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영산이구나."


산기슭에 단아한 도관이 있었다. 편액에 옥진관이라고 쓰여 있었다.

한 도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금정대선이었다.

"동토에서 오신 성승이시군요. 보살께서 십 년 전에 말씀하시기를, 이삼 년 안에 도착할 것이라 하셨는데 이제야 오셨군요."

삼장이 절을 올렸다.

"먼 길이었습니다."


옥진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금정대선이 목욕물을 준비해주었다.

"영산에 오르기 전에 몸을 정결히 해야 합니다."

삼장이 목욕을 마치고 깨끗한 가사를 걸쳤다. 비로모를 쓰고 석장을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금정대선이 길을 안내했다.

"구름 길은 제 제자들이 알지만, 스님은 아직 땅의 길로 걸어 오르셔야 합니다."

삼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뗐다.


영산을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꽃들이 사계절 내내 피어 있는 듯했다. 이상한 새들이 노래했다. 짙은 향 냄새가 공기 중에 퍼져 있었다.

손오공이 조용히 걸으며 사오정에게 속삭였다.

"다 왔다."

사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팔계가 발걸음을 재촉하며 말했다.

"빨리 가봅시다!"


대뇌음사 앞에 도착했다.

거대한 금빛 건물이었다. 수천 보살, 나한, 금강들이 양쪽에 늘어서 있었다. 그 위엄에 삼장이 무릎을 꿇었다.

손오공도 무릎을 꿇었다. 저팔계도, 사오정도 무릎을 꿇었다.

여래불이 법좌 위에 앉아 있었다.

"동토에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느니라."


삼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당나라 황제의 명을 받아 드디어 이곳에 닿았습니다."

여래불이 손을 들었다.

아난과 가섭이 나서 대장경 5048권을 가지고 왔다. 삼장이 두 손으로 받았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삼장이 펼쳐보니 경전들이 비어 있었다.

아무 글자도 없었다.

공책이었다.


손오공이 눈썹을 찌푸렸다.

"이상하다."

아난과 가섭이 웃으며 말했다.

"공한 경전이 바로 진경입니다만, 동토 사람들이 아직 이해할 수 없을 터이니."

손오공이 따지고 들자 여래불이 다시 말씀하셨다.

"진경을 내어라."

이번에는 글자가 빼곡한 경전이 나왔다.

빈 경전에서 진경을 보는 것이 최고의 깨달음이나,
글자가 있는 경전이 세상에 필요하기도 하다.
십사 년 여정의 끝에서 경전을 받았으니,
이것이 진정한 취경의 완성이었다.

삼장이 경전을 두 손으로 받아 들고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