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

제93회 구원외의 집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다——착한 부자가 만 명의 스님에게 공양을 베풀다

동대부 지령현에서 만 명의 스님에게 공양을 베푸는 구원외를 만난다. 삼장 일행이 보름 동안 머물며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구원외 지령현 동대부 공양 삼장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선행

천축국을 떠나 봄이 깊어갔다. 산길에 꽃이 피고 새소리가 가득했다.

며칠을 걸어 동대부 지령현에 도착했다.

성문 앞에서 노인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삼장이 공손히 인사하며 지명을 물었다.

노인이 대답하며 덧붙였다.

"이 거리에 **구원외**라는 분이 계십니다. 문 앞에 '만 명의 스님을 막지 않는다'는 패가 걸려 있으니, 저기 가서 공양을 받으시면 됩니다."

삼장이 감사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구원외의 집은 크고 넉넉했다. 문 앞에 정말 그 패가 걸려 있었다.

문을 두드리자 구원외가 직접 나왔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었다. 얼굴에 후덕함이 넘쳤다.

"동토 당나라에서 서천으로 경전을 가지러 오시는 분들인가요? 어서 오십시오."


구원외가 삼장 일행을 극진히 대접했다.

좋은 방에 묵게 하고 날마다 훌륭한 음식을 내왔다. 저팔계가 처음으로 배부르게 먹었다며 기뻐했다.

삼장이 고마워하며 물었다.

"원외께서는 어찌하여 이리 많은 스님들에게 공양을 베푸십니까?"

구원외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저는 젊은 시절 장사를 하다가 많은 복을 받았습니다. 그 복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보니, 길에서 만난 스님들의 기도 덕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스님들을 대접하기로 마음먹었지요."


보름이 지났다.

구원외가 삼장에게 말했다.

"이제 며칠 후면 만 명이 채워집니다. 원하시면 더 머무르셔도 됩니다."

삼장이 고개를 저었다.

"이미 충분히 신세를 졌습니다. 영산이 멀지 않으니 길을 나서야 합니다."

구원외가 서운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출발 전날 밤 삼장이 구원외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원외의 선행이 이 지역에 복을 불러올 것입니다. 저도 영산에 가서 이 집을 위해 한 번 기도하겠습니다."

구원외가 두 손을 모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스님, 고맙습니다."

그날 밤 저팔계가 이불 속에서 중얼거렸다.

"여기서 평생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손오공이 옆방에서 들을까봐 사오정이 팔꿈치로 팔계를 찔렀다.

만 명의 스님을 대접하는 자는,
만 명의 복을 받아 간직하는 자다.
선행은 회계 장부가 없어도 기록이 남고,
하늘은 그 기록을 잊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 구원외가 성문 밖까지 배웅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