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회 금평부 원소절에 삼장이 납치되다——서우 요괴가 등불 기름을 훔쳐 삼장을 가둔다
금평부 원소절 축제에서 서우 요괴들이 불등에서 기름을 훔치고 삼장을 납치한다. 손오공이 청룡산 현영동을 찾아 잠입한다.
옥화현을 떠나 며칠을 걸어 또 다른 성에 다다랐다.
성 이름은 금평부였다.
마침 정월 대보름, 원소절이었다. 거리마다 등불이 가득했다. 사람들이 형형색색의 등롱을 들고 걸어 다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온 성이 빛났다.
삼장이 말에서 내려 구경했다.
"참 아름답구나."
자운사라는 절에 들어가 묵었다.
주지 스님이 삼장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 금평부는 해마다 원소절에 세 개의 큰 등불을 피웁니다. 그 기름이 특별한데, 금은 그릇에 가득 채우면 한 해 내내 나라가 평안하다고 합니다."
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손오공이 성안을 날아다니며 구경했다. 세 개의 거대한 등불이 중앙 광장에 타오르고 있었다. 수천 명이 몰려 그 앞에서 소원을 빌었다.
그런데 자정이 지날 무렵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디선가 검은 구름이 밀려오더니 세 개의 등불 앞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향 연기처럼 흘렀다가 세 줄기 바람이 되어 등불 기름을 훨씬 빨아들였다.
손오공이 눈을 부릅뜠다.
"요기다!"
급히 절로 달려왔을 때 삼장이 없었다. 방이 텅 비어 있었다. 저팔계와 사오정이 황급히 뛰어나왔다.
"형님, 스승님이!"
손오공이 공중으로 솟구쳐 사방을 살폈다.
동북쪽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가고 있었다.
사방의 토지신을 불러 물었다.
"동북쪽에 청룡산이 있습니다. 거기 현영동이라는 동굴이 있는데, 세 요괴 형제가 삽니다. 해마다 원소절에 금평부 등불 기름을 훔쳐 먹고 영력을 키웁니다."
손오공이 불꽃 같은 눈으로 이를 갈았다.
청룡산으로 날아가 현영동 입구에 도착했다.
동굴이 단단하게 닫혀 있었다.
손오공이 저팔계와 사오정을 돌아보았다.
"여기서 기다려라. 내가 먼저 스승님 상태를 확인하고 올 테니."
불꽃 벌레로 변신해 바위 틈새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원소절 등불이 성을 밝히는 밤,
서우 요괴들이 빛을 탐하고 삼장을 탐했다.
손오공의 눈이 어둠 속 요기를 놓치지 않았지만,
한 발 늦었다 — 스승은 이미 산속에 갇혔다.
현영동 안쪽 깊은 곳에서 삼장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손오공이 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