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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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봉선군에 삼 년 가뭄이 들었다——손오공이 기우제를 지내 단비를 내리다

봉선군에 3년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린다. 손오공이 하늘에 올라 가뭄의 원인을 알아내고 옥황상제의 벌을 풀어 기우제를 성공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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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무산을 떠나 며칠을 걸어 성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다.

성문 앞에 방이 붙어 있었다. 손오공이 읽어보았다.

연속 3년 가뭄으로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 훌륭한 법사를 구해 기우제를 지내고자 한다. 은혜에 보답하겠다.

이곳은 **봉선군**이었다.

삼장이 고개를 돌렸다.

"누가 기우제를 지낼 수 있겠느냐?"

손오공이 어깨를 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군수 상관이 나와 일행을 맞이했다.

거리를 보니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수척했다. 아이들이 길가에 쓰러져 있었다. 우물은 말라 있었다.

"3년 동안 비 한 방울도 안 내렸습니까?"

군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풍년이 드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하늘이 비를 끊었습니다."

손오공이 생각했다.

'원인이 있을 것이다.'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옥황상제의 궁전 앞에서 살폈다. 그곳에는 세 개의 탑이 세워져 있었다.

첫째 탑에는 쌀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탑 꼭대기에 닭이 앉아 쌀을 쪼아 먹고 있었다.

둘째 탑에는 밀가루가 담겨 있었다. 탑 앞에 개가 앉아 밀가루 위를 뒹굴고 있었다.

셋째 탑에는 황금 잠금장치가 달린 문서함이 있었다. 봉선군의 이름이 새겨진 문서함이었다. 금빛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천관을 붙잡고 물었다.

"이것들이 무슨 뜻입니까?"

천관이 조용히 설명했다.

"3년 전 봉선군 군수가 하늘 앞에 올린 제물을 발로 차버리고 모독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옥황상제께서 봉선군의 비를 끊으셨습니다. 저 쌀을 닭이 다 먹어치우고, 저 개가 밀가루를 다 더럽히고, 저 자물쇠가 자연히 열릴 때까지 비를 내리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손오공이 가슴을 쳤다.


손오공이 땅으로 내려와 군수를 찾았다.

"3년 전 하늘에 바친 제물을 발로 찬 적이 있습니까?"

군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기억납니다. 부끄럽습니다."

"지금 당장 하늘에 속죄 예배를 올리십시오. 진심으로 뉘우치면 하늘도 뜻을 돌이킬 것입니다."

군수가 무릎을 꿇고 향을 피웠다.

하루 동안 정성껏 예배를 드렸다.


손오공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

쌀 탑 앞을 보니 닭이 더 이상 쌀을 먹지 않았다. 밀가루 탑 앞에서 개가 물러나 있었다. 문서함의 자물쇠가 스르르 풀렸다.

옥황상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용왕을 불러 명령했다.

"봉선군에 비를 내려라."


하늘이 열렸다.

먹구름이 모여들더니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였다.

땅에 서 있던 삼장이 고개를 들었다. 빗방울이 얼굴에 닿았다.

봉선군 사람들이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팔을 벌리고 비를 맞으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이 물웅덩이에서 첨벙거렸다. 노인들이 하늘을 향해 절을 올렸다.

군수가 삼장 앞에 엎드렸다.

"목숨을 살려주셨습니다."

3년 가뭄은 하늘의 분노가 아니라,
인간의 부끄러운 짓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심 어린 뉘우침 한 번이 자물쇠를 열고,
하늘과 땅이 화해하니 비가 내렸다.

저팔계가 빗속에서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이번 일은 참 잘됐습니다."

봉선군을 뒤로하고 일행이 다시 서쪽으로 길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