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회 은무산 표자정이 분판매화계를 쓰다——삼장이 납치되고 가짜 머리 계략이 드러나다
은무산 표자정이 분판매화계로 손오공 일행을 흩뜨리고 삼장을 납치한다. 가짜 머리 계략으로 손오공을 물러나게 하려 하지만 눈에 꿰뚫린다.
흠법국을 떠나 높은 산 하나가 앞에 나타났다.
산 이름은 **은무산**이었다. 안개가 항상 낮게 깔려 있어 산 안쪽이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삼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이 산에 안개가 짙구나.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
손오공이 앞을 걸으며 말했다.
"마음이 깨끗하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숲속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선풍이 불었다. 사방에서 동시에 바람이 일었다.
저팔계가 앞쪽에서 뭔가와 부딪혔다. 뒤돌아보니 삼장이 없었다.
사오정이 소리쳤다.
"스승님!"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공중에서 내려다보았다.
삼장이 사라지고 없었다. 말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이것이 분판매화계였다.
요괴가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소란을 일으켜 손오공 일행을 각자 다른 방향으로 분산시킨 뒤, 그 빈틈을 노려 삼장을 납치한 것이었다.
손오공이 이를 갈았다.
"그놈이 우리를 흩뜨려놓고 스승님을 채어갔구나."
저팔계도 사오정도 얼굴이 굳었다.
셋이 함께 산속을 뒤졌다. 이십 리를 들어가자 가파른 절벽 앞에 동굴 하나가 나타났다. 석판 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은무산 절악련환동
저팔계가 쇠스랑으로 문을 내리쳤다.
"내 스승님 내놔라!"
동굴 문이 열렸다. 작은 요괴 하나가 나오더니 뒤에서 머리 하나를 들고 나왔다. 사람 머리처럼 보였다.
"이 머리가 누군 줄 아느냐? 당나라 스님의 머리다. 더 들어오면 몸뚱이도 없애버리겠다."
저팔계가 그 자리에서 굳었다.
그러나 손오공은 달랐다.
불꽃 같은 눈으로 그 머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가짜였다. 동물 가죽을 깎아 만든 가짜 머리에 불과했다.
손오공이 비웃었다.
"이런 가짜로 날 속이려 하느냐!"
여의봉을 들어 거짓 머리를 산산조각 냈다.
"요괴야, 썩 나와서 싸워라!"
동굴 안에서 요괴가 뛰쳐나왔다.
표범의 기운이 가득한 큰 요괴였다. 두 손에 칼을 들고 손오공에게 달려들었다.
손오공이 여의봉을 들어 정면으로 맞섰다.
싸움이 길어졌다. 요괴가 밀리기 시작하자 동굴 안으로 달아나 문을 닫아걸었다.
저팔계가 쇠스랑으로 문을 두드렸다.
"내놔라, 내놔!"
안에서 아무 대답이 없었다.
손오공이 팔계를 붙잡았다.
"함부로 들어가면 스승님이 위험하다. 다른 방법을 쓰자."
가짜 머리로 영웅을 속이려 했지만,
불꽃 눈은 세상의 거짓을 꿰뚫는다.
표자정이 동굴 안에 숨어 버텨도,
손오공의 계략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손오공이 작은 개미로 변신해 동굴 바닥 틈 사이로 스르르 기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