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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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회 요녀가 솔숲에서 삼장을 납치하다——함공산 무저동의 쥐 요괴

비구국을 떠나 봄날 산길을 걷다 깊은 솔숲에 든다. 손오공이 탁발 나간 사이 쥐 요괴가 삼장을 납치해 함공산 무저동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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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국 백성들이 이십 리 밖까지 배웅하러 따라왔다. 삼장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마침내 말 위에 올랐다.

계절이 바뀌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산길에는 산벚꽃이 피고 새들이 울었다.

"스승님, 봄볕이 좋습니다. 천천히 가시지요."

삼장이 말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좋기는 하다만, 영산은 아직도 멀구나."

손오공이 웃었다.

"산이 길을 막지는 않습니다. 걷다 보면 닿는 법이지요."


한참을 걷다 보니 앞에 거대한 솔숲이 펼쳐졌다. 나무들이 빽빽해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가지들이 뒤엉키고 넝쿨이 사방에 드리워진 깊은 숲이었다.

삼장이 말을 멈추었다.

"저 숲이 심상치 않다.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

저팔계가 어깨를 으쓱했다.

"스승님, 여기서 영산이 얼마 안 남았는데 설마 큰일이 있겠습니까."

손오공이 금고봉을 꺼내 앞장섰다.

"제가 앞에서 길을 뚫겠습니다."

일행이 솔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이 깊고 어두웠다. 한낮인데도 별빛을 볼 수 없을 만큼 울창했다.


숲 한가운데 쯤 이르렀을 때 삼장이 손을 들었다.

"저기서 쉬어 가자. 배가 고프니 탁발을 해오너라."

손오공이 사오정에게 발우를 건네받았다.

"스승님은 이 소나무 그늘 아래 앉아 계십시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삼장이 나무 아래 앉았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말을 매어두고 과일을 찾으러 숲속으로 들어갔다.


손오공이 하늘로 올라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솔숲 위로 상서로운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삼장의 머리 위에 오색 빛이 감돌았다. 손오공이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스승님은 금선장로가 환생하신 분이라 저런 상서로운 기운이 있구나."

그때 솔숲 남쪽에서 검은 기운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저건 뭐지?"

손오공이 살피려는 순간, 아래에서 돌풍이 일었다.


삼장이 경전을 외우며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주세요!"

삼장이 일어나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큰 나무 한 그루 앞에 여인 하나가 밧줄에 묶여 있었다. 얼굴이 아름답고 눈물이 가득했다.

"스님, 살려주십시오. 산적에게 붙잡혔다가 버려졌습니다."

삼장의 마음이 흔들렸다.

"아이고, 가엾어라."

밧줄을 풀어주었다.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여인이 삼장의 손목을 잡아채더니 검은 선풍이 일며 두 사람이 함께 하늘로 솟구쳤다.


손오공이 급히 내려왔을 때 솔숲에는 말만 나무에 묶여 있었다. 삼장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저팔계와 사오정이 달려왔다.

"형님, 스승님이 어디 가셨습니까?"

손오공이 눈을 부릅떴다.

"요괴한테 납치당했다."

눈썹 사이에 분노가 가득 찼다. 공중에서 살폈지만 검은 기운은 이미 멀리 사라져 있었다.

봄 솔숲에 상서로운 기운이 흘렀건만,
그 기운이 오히려 요괴의 눈에 띄었다.
손오공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삼장이 함공산 무저동으로 끌려갔다.

"서쪽에 진해사가 있다. 거기서 정보를 얻자."

손오공이 앞장서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