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비구국에 아이들이 통발 안에 갇히다——손오공이 국장 요괴의 음모를 파헤치다
비구국에 도착하니 집마다 통발 안에 아이들이 갇혀 있다. 사악한 국장이 국왕을 꾀어 천백여 명의 아이 심장을 약 재료로 쓰려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사자타산을 지나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었다. 삼장 일행이 한 나라 성문 앞에 다다랐다.
성 이름은 **비구국(比丘國)**이었다.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 곳곳의 집 문 앞마다 나무 통발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통발 안에는 작은 아이들이 갇혀 있었다.
저팔계가 고개를 갸웃했다.
"집집마다 왜 아이들을 저렇게 가두어두는 겁니까?"
손오공이 꿀벌로 변신해 통발 안을 들여다보았다. 남자아이들뿐이었다. 대여섯 살에서 일고여덟 살까지. 통발 안에서 어떤 아이는 울고 어떤 아이는 자고 있었다.
역관에서 관원을 붙잡아 물어보았다.
관원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사실은 이러합니다. 약 3년 전 국왕이 한 도인을 국장으로 삼았는데, 그 도인이 국왕에게 장수불사의 약을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약에 필요한 재료 중 하나가 천백열한 명 아이의 심장이라 합니다. 국왕이 어리석게 믿어 나라 안 아이들을 모아들이는 중입니다."
삼장이 소스라쳤다.
"아이들의 심장을?"
손오공이 이를 갈았다.
"당장 막아야 합니다."
손오공이 삼장에게 말했다.
"스승님이 직접 국왕을 만나 통행증을 바꾸는 척하고, 제가 그 틈에 진상을 파헤치겠습니다."
삼장이 국왕의 조정으로 향했다.
손오공이 가짜 삼장으로 변신했다. 온화한 얼굴에 가사를 걸쳤다. 삼장이 들어가는 사이 손오공이 몰래 따라 들어가 국장 앞에 섰다.
국장은 나이 든 도인이었다. 눈매가 날카롭고 표정에 교활함이 감겼다.
손오공이 가슴을 열어 보이며 말했다.
"국장께서 심장을 원하신다기에 제 심장을 드리러 왔습니다. 검은 심장을 원하신다면 꺼내드리지요."
국장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 순간 손오공이 원래 모습을 드러냈다.
"뭣이!"
국장이 지팡이를 들어 달아났다.
아이들의 심장으로 불사를 꿈꾸다니,
그것이 가장 어두운 마음이 아닌가.
손오공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국왕의 어리석음이 한 나라를 병들게 했다.
하늘로 솟구치는 국장을 손오공이 뒤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