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반사동에서 칠정이 본성을 미혹하다——탁구천에서 저팔계가 자신을 잊다
반사동의 거미 요괴 일곱 명이 삼장을 집으로 유인해 가두고, 손오공이 싸우러 가지만 독실에 막힌다. 저팔계가 탁구천에서 목욕하는 요괴들 몰래 공격하지만 역으로 거미줄에 걸린다.
주자국을 떠나 계절이 바뀌어 봄이 왔다. 길 위에 꽃이 피고 새가 울었다.
그날 삼장이 직접 탁발을 나서겠다 고집을 부렸다. 가까이 보이는 집들이 있었다.
"제가 혼자 가도 됩니다."
손오공이 말렸지만 삼장이 이미 걸음을 옮겼다.
집 앞에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었다. 뜨개질과 바느질을 하거나 공을 차며 놀았다. 삼장이 탁발을 청하자 여인들이 기꺼이 안으로 안내했다.
삼장이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여인들이 돌변했다. 몸에서 실을 쏟아내더니 삼장을 빽빽하게 감아버렸다.
여인들의 정체는 **반사동(盤絲洞)**의 거미 요괴 일곱 명이었다.
손오공이 탁발 나간 삼장이 오래 돌아오지 않자 이상히 여겨 달려왔다. 반사동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거미 요괴들이 나와 손오공과 싸웠다. 요괴들의 배꼽에서 독 가득한 실이 뿜어져 나왔다.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처쳐도 실에 걸려 발이 묶였다.
손오공이 물러났다.
인근에 **탁구천(濯垢泉)**이라는 온천이 있었다. 거미 요괴들이 저녁이면 그곳에서 목욕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저팔계가 자원했다.
"제가 물속에서 습격하겠습니다."
온천 속에 숨어 있다가 거미 요괴들이 목욕하러 오자 저팔계가 달려들었다. 그러나 온천 안에서도 거미 요괴들은 강했다. 배꼽에서 실을 뿜어 저팔계를 칭칭 감기 시작했다.
저팔계가 버티다가 실에 묶여 꼼짝 못 하게 됐다.
"형님! 형님!"
손오공이 다시 달려왔다. 거미줄이 가득한 요괴들 사이에서 저팔계를 빼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요괴들이 동굴로 들어가며 문을 잠갔다.
손오공이 혼자 서서 팔짱을 끼었다.
"이번엔 실 대신 불이 필요하다. 불에 거미줄이 탈 텐데, 이 요괴를 태울 수 있는 불을 어디서 구할까."
거미줄은 세상의 욕심이 만들어낸 그물이고,
삼장이 먹을 것 앞에서 잠깐 방심한 것이 화근이었다.
실 하나가 몸을 감으면 꼼짝 못 하고,
마음 하나 흐트러지면 온몸이 묶인다.
손오공이 인근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황화관이라는 도관이 보였다. 그곳에 거미 요괴들과 아는 도사가 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가서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