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팔괘로에서 대성이 탈출하다——오행산 아래 마음 원숭이가 진압되다
손오공이 태상노군의 팔괘로에서 탈출하여 천궁을 다시 난장판으로 만들자, 여래불이 직접 강림하여 손을 내기 삼아 손오공을 제압하고 오행산 아래 봉인한다.
태상노군의 팔괘로 속에서 사십구 일이 흘렀다. 손오공은 불길 속에서 죽기는커녕 오히려 단단해졌다. 불꽃이 그의 몸을 단련하여 구리와 쇠처럼 만들었고, 연기가 두 눈을 훈증하여 붉게 물들인 눈, 이른바 **화안금정(火眼金睛)**을 얻었다. 마침내 화로 뚜껑이 열리는 순간, 손오공은 튀어나와 노군을 발로 걷어차고 여의봉을 빼 들었다.
화로 속 불길이 몸을 구웠으나,
오히려 쇠보다 굳고 불보다 빨랐네.
화안금정으로 요마를 꿰뚫어 보고,
근두운 타고 삼계를 비웃노라.
하늘의 신장들이 막아섰지만 손오공은 혼자 힘으로 모두를 흩어버렸다. 옥황상제의 영소보전이 다시 아수라장이 되었다. 손오공은 삼십육 개의 뇌공과 사대천왕, 나타태자를 모두 물리치고 거침없이 날뛰었다. 옥황상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신들에게 명하였다.
"서천 영산으로 사람을 보내어 석가여래 부처님께 구원을 청하라."
영산 영취봉에서 설법을 마친 **여래불(如來佛)**이 황금 보좌에서 일어났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아난과 가섭을 거느리고 하늘로 올라왔다. 손오공이 막 또 한 차례 대군을 격파하고 있을 때, 여래불이 그 앞에 나타났다.
"이 원숭이야, 너는 무엇을 믿고 이토록 난동을 부리느냐?"
손오공이 킬킬 웃으며 대꾸했다.
"나는 천지와 함께 태어났고 신선의 진결을 닦았다. 장생불사를 이루었거늘 옥황상제가 늘 신하 부리듯 나를 쓰려 하니, 나 스스로 하늘의 자리를 차지함이 무엇이 그리 잘못이냐? 강한 자가 임금이 된다 했거늘."
여래불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는 원숭이의 몸으로 태어났거늘 어찌 제천의 황제를 넘보느냐? 네가 내기를 하나 해 보겠느냐? 내 이 오른손 바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면, 옥황상제에게 청하여 하늘을 너에게 넘겨주겠다."
손오공이 비웃었다. 저 작은 손바닥을 박차는 것이 무에 어렵겠는가. 그는 근두운을 타고 눈 깜짝할 새 십만팔천 리를 날아 마침내 하늘의 끝, 다섯 개의 붉은 기둥이 서 있는 곳에 도달했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기둥이로다. 내 이름을 새겨 증거로 삼겠다."
그는 여의봉을 꺼내 기둥 하나에 크게 새겼다.
齊天大聖到此一遊 (제천대성 도차일유)
그것도 모자라 기둥 아래에 오줌을 한 줄기 갈겼다.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와 여래불에게 외쳤다.
"나는 하늘 끝 기둥에 이름도 새기고 왔다. 이제 하늘 좀 내놓아라!"
여래불이 빙그레 웃으며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손오공이 들여다보니, 가운뎃손가락에 자신의 글씨 齊天大聖到此一遊가 쓰여 있었고 손가락 밑에는 지린내가 진동했다.
"이 원숭이야, 너는 내 손바닥 위에서 놀았을 뿐이다. 이제 돌아가자."
손오공이 뒤로 물러나려 하자 여래불이 손을 뒤집었다. 다섯 손가락이 다섯 봉우리가 되어 하늘과 땅 사이에 솟아올랐다. 이것이 바로 **오행산(五行山)**이었다. 그 무게가 태산보다 무거워 손오공이 아무리 버텨도 꼼짝할 수 없었다.
굶주리면 철환을 씹어 세월을 보내고,
목마르면 녹은 구리물을 들이켜 연월을 견디리.
오백 년을 이 산 아래서 기다려야,
스승 모실 인연이 비로소 찾아오리라.
여래불은 산꼭대기에 금자로 된 봉인 하나를 붙이고 신들에게 명했다.
"이 산 아래를 지켜 굶거나 죽지 않게만 하라. 때가 되면 저절로 인연이 풀릴 것이다."
손오공은 머리만 내밀고 두 손을 겨우 뻗은 채 꼼짝 못하게 되었다.
하늘의 위기가 가시고 옥황상제는 영소보전에서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이름하여 안천대회(安天大會), 곧 하늘이 안정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신선과 신장들이 모여 술을 나누고 노래를 불렀다. 여래불도 자리에 앉아 함께 기뻐하였다.
하늘 아래 오행산에서는 손오공만이 홀로 봉인된 채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 오백 년의 기다림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