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회 형극령에서 저팔계가 분발하다——목선암에서 삼장이 시를 짓다
형극령 팔백 리의 가시덤불 길을 저팔계가 쇠스랑으로 헤치며 통과한다. 목선암이라는 고목 신선들의 암자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삼장이 나무 신선들과 시를 나눈다.
제새국을 떠나 서쪽으로 이어가다 어느 날 길 앞에 거대한 산등성이가 나타났다.
길이 있었지만 양쪽에 가시덤불이 빽빽하게 들어차 사람이 지나갈 수 없었다. 삼장이 말 위에서 한숨을 쉬었다.
"이를 어찌 지나가겠느냐."
손오공이 솟아올라 살펴보았다.
"이 등성이가 천 리는 되어 보입니다."
저팔계가 성큼 앞으로 나섰다.
"제가 열겠습니다."
저팔계가 주문을 외웠다. 몸이 이십 장 높이로 커졌다. 쇠스랑도 그만큼 길어졌다.
팔을 마구 휘두르며 가시덤불을 양쪽으로 걷어냈다.
"스승님, 따라오세요!"
삼장이 말을 타고 저팔계 뒤를 따랐다.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남은 가시들을 헤쳤다. 사오정이 짐을 들고 뒤를 쫓았다.
저팔계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가시덤불을 헤쳤다.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멈추지 않았다.
밤이 내릴 무렵 탁 트인 공터가 나왔다. 돌에 새긴 비석이 있었다.
**형극령(荊棘嶺)**이라 적혀 있었다.
공터 한가운데에 고풍스러운 암자가 있었다. 간판에 **목선암(木仙庵)**이라 적혔다.
문이 열리더니 노인 하나가 나왔다. 머리에 각건을 쓰고 손에 지팡이를 들었다.
"이 땅의 토지신입니다. 대성께서 오셨군요. 변변찮지만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노인의 안내를 받아 암자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나무처럼 생긴 신선들이 앉아 있었다. 소나무 신선, 잣나무 신선, 대나무 신선, 매화 신선이었다.
삼장이 자리에 앉자 신선들이 청했다.
"법사님, 오늘 밤 시를 한 수 지어주시겠습니까?"
삼장의 눈이 밝아졌다. 시 짓기는 삼장의 오래된 취미였다.
신선들이 먼저 시를 올렸다. 소나무 신선이 바람을 노래했고, 대나무 신선이 달을 읊었다.
삼장이 화답했다. 서천 가는 길의 고단함과 불법을 향한 열망을 담아 시를 지었다.
밤 내내 시 이야기가 오갔다. 손오공이 밖에서 졸다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스승님, 이제 그만 주무셔야 합니다. 내일 또 길을 걸어야 합니다."
삼장이 아쉬운 듯 마지막으로 한 수를 더 읊었다.
형극령 팔백 리가 두렵지 않음은,
팔계의 두 팔이 길을 내었기 때문이다.
나무 신선들과 나눈 시 한 마디가,
먼 길의 외로움을 잠시 잊게 했다.
동이 틀 무렵 신선들이 일행을 문밖까지 배웅했다.
저팔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어제 내가 한 일이 꽤 컸지 않습니까?"
손오공이 톡 쳤다.
"그래, 수고했다."
저팔계가 싱글벙글하며 쇠스랑을 어깨에 메고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