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신통이 맹렬해 산적을 처치하다——삼장이 마음을 잃어 손오공을 쫓아내다
전갈 요괴를 물리치고 삼장을 구했으나, 산적을 처치한 손오공의 살생을 이유로 삼장이 그를 파문하고 쫓아낸다.
저팔계가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산신령을 만났다. 산신령이 귀띔했다.
"전갈 요괴는 하늘의 묘일성관(昴日星官), 즉 닭 형상을 한 별의 신장 앞에서는 힘을 못 씁니다. 닭이 우는 소리를 들으면 요괴가 쓰러집니다."
저팔계가 손오공에게 돌아와 알렸다.
손오공이 천상으로 올라 묘일성관에게 도움을 청했다. 묘일성관이 기꺼이 따라 내려와 독적산 비파동 앞에서 원래 모습인 금빛 수탉으로 변신해 크게 울었다.
"꼬끼오!"
소리가 산을 울렸다.
동굴 안에서 비명이 들려오더니 요괴가 비틀비틀 밖으로 나왔다. 전갈의 본모습이었다.
손오공이 여의봉을 들고 전갈 요괴를 처치했다.
저팔계가 쇠스랑을 들어 동굴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스승님!"
삼장법사가 구석에 묶여 있었다. 저팔계가 포박을 끊었다. 삼장이 고개를 들었다.
"살았구나."
일행이 다시 모여 짐을 챙기고 서쪽으로 길을 재촉했다.
며칠 뒤 산속 길에서 한 무리의 산적들을 만났다. 두목이 칼을 들고 위협했다.
"가진 것을 모두 내놓아라!"
삼장이 말 위에서 긴장했다.
손오공이 앞으로 나섰다. 여의봉을 가볍게 들어올렸다. 산적들이 달려들었다.
손오공이 눈 깜짝할 새에 산적 두목과 그 패거리를 모두 처치했다.
삼장이 말에서 내려 처참한 광경을 보고는 얼굴이 굳었다.
"오공아, 저들이 아무리 나쁜 자들이라 해도 사람인데 어찌 이렇게 다 죽였느냐?"
손오공이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를 죽이러 온 것들입니다. 스승님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삼장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쫓아버리거나 다치게 했으면 됐을 것이다. 너는 너무 가볍게 목숨을 빼앗는다. 이래서는 안 된다."
손오공이 말했다.
"스승님이 살아있는 것도 제가 이런 방식으로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삼장이 소매 속에서 파문서를 꺼냈다.
"오공아, 너는 더 이상 내 제자가 아니다. 이 파문서를 받고 떠나거라."
손오공이 멈칫했다.
"스승님..."
"가거라."
손오공이 파문서를 받아 들었다. 한참 삼장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눈이 붉어졌다.
"알겠습니다."
손오공이 저팔계와 사오정에게 말했다.
"스승님을 잘 부탁한다."
그리고 구름을 타고 솟아올랐다.
만 가지 법술도 스승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여의봉이 있어도 파문서 한 장 앞에 무기력하다.
하늘의 영웅도 돌아볼 곳이 있어야 하나니,
손오공이 쓸쓸히 구름을 탔다.
저팔계가 삼장 옆에서 머뭇거렸다.
"스승님, 저 형님 없이 어찌..."
"가자."
삼장이 말 위로 다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