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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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여요괴가 삼장을 납치하다——독적산 비파동의 전갈 요괴

서량여국을 떠나자마자 선풍이 불어와 삼장을 납치한다. 독적산 비파동의 전갈 요괴가 삼장을 가두고, 손오공이 잠입하나 독침에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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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량여국 성 밖을 벗어나자마자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회오리처럼 둥글게 회전하는 바람이 삼장법사를 에워쌌다.

손오공이 돌아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삼장이 선풍 속으로 빨려들어가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스승님!"

사오정이 소리쳤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먼지 흔적만 서북쪽으로 이어졌다.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뒤를 쫓았다. 한참 달리자 **독적산(毒敵山)**이라는 팻말이 적힌 산 앞에 **비파동(琵琶洞)**이 보였다.


저팔계가 쪼개쇠스랑을 들고 문을 두들기려 하자 손오공이 막았다.

"잠깐, 내가 먼저 들어가 살펴보겠다."

손오공이 꿀벌로 변신해 문틈으로 스며들었다. 동굴 안 정자에 여요괴가 앉아 있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눈매가 날카로웠다. 시녀들이 삼장을 부축해 데리고 나왔다.

삼장의 얼굴이 창백했다.

요괴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법사님, 여기서 도반이 되어 지내십시다. 이곳도 경을 읽기에 좋은 곳입니다."

삼장이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지 않았다.


손오공이 원래 모습으로 나타나 여의봉을 들었다.

"스승님을 내놓아라!"

요괴가 삼지창을 들고 뛰쳐나와 맞섰다. 수십 합을 겨루었다. 저팔계도 뛰어들었다. 사오정이 문 앞을 지켰다.

요괴가 한 걸음 물러서더니 코에서 불을 내뿜었다. 동시에 몸을 흔들어 꼬리를 세웠다.

꼬리 끝에 날카로운 독침이 번뜩였다.

저팔계가 알아보고 외쳤다.

"형님, 전갈입니다! 독침 조심하십시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독침이 바람처럼 날아와 손오공의 왼쪽 옆구리를 꿰뚫었다.


손오공이 갑자기 힘이 빠지며 무릎이 꺾였다. 독이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게..."

저팔계가 달려와 손오공을 받쳐들었다.

"형님!"

손오공이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몸이 떨렸다.

요괴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며 비웃었다.

"손오공이라도 내 독침 앞에서는 별 수 없지."

문이 쿵 하고 닫혔다.


저팔계가 손오공을 부축하며 산 아래로 내려왔다. 사오정이 달려왔다.

"형님, 어디 상했습니까?"

손오공이 신음하며 말했다.

"독이다. 내가 이런 독에 걸릴 줄은... 스승님은 아직 안에 있다."

세 사람이 근처 동굴에 손오공을 누이고 사오정이 간호했다.

원숭이가 백전을 이겨도 모르는 독이 있고,
전갈의 한 침이 하늘도 꿰뚫는다.
삼장은 동굴 속에서 경을 외우고,
오공은 바위 아래서 독을 삭인다.

저팔계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 독을 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인근에 어떤 신령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