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삼청관에서 손오공이 이름을 남기다——차지국에서 원왕이 법력을 드러내다
삼청관 소동이 알려져 호력대선 등이 삼장 일행을 조정에 고발한다. 손오공이 국왕 앞에서 세 도사와 법력 대결을 제안하며 승부가 시작된다.
아침 조회가 열렸다. 차지국 왕이 금란전에 앉아 있는데 호력대선이 달려와 고발했다.
"폐하, 지난밤 삼청관에 당나라 중놈들이 침입해 공양을 훔쳐 먹고, 성수라 속여 불경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통행증을 확인해 이자들을 처벌해 주십시오."
삼장법사 일행이 불려갔다. 삼장이 조용히 통행증을 올렸다. 국왕이 읽어보았다.
그때 손오공이 나섰다.
"폐하, 이 나라에서 승려들을 공역에 부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먼저 잘못된 일 아닙니까? 또한 저 세 도사가 정말 법력이 있다면, 저희와 겨뤄서 이기면 우리를 벌하고, 이기지 못하면 우리를 통과시켜 주십시오."
국왕이 도사들을 바라보았다. 호력대선이 콧수염을 쓸며 대답했다.
"법력 대결이라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 제가 응하겠습니다."
먼저 기우(祈雨) 대결이 제안되었다.
호력대선이 단에 올라 제단을 갖추고 주문을 외웠다. 얼마 후 구름이 모이고 천둥이 치더니 비가 쏟아졌다. 신하들이 환호했다.
이번엔 손오공이 단에 올라갔다. 손오공이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말을 건넸다. 용왕, 풍백, 우사, 뇌공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구름이 흩어지고 비가 그쳤다. 신하들이 어리둥절했다.
호력대선이 다시 주문을 외웠지만 이번에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손오공이 위로 소리쳤다.
"자, 이번엔 제가 청합니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모이더니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다 손오공이 손짓 하나로 모두 멈추었다.
"비를 내리고 그치는 것을 마음대로 한다는 점에서 저희가 더 낫지 않습니까?"
국왕이 흥미로운 눈빛을 보냈다.
다음으로 단 위에서의 좌정(坐定) 대결이 제안되었다. 누가 더 오래 단 위에서 선정(禪定)에 들어 있을 수 있는가였다.
호력대선이 단에 올라 결가부좌를 하고 눈을 감았다. 다음으로 손오공이 단에 올라 마주앉았다. 손오공이 몸에서 이 한 마리를 뽑아 도사의 상투 안에 집어넣었다.
이가 파고들어 물기 시작했다. 도사가 미동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머리를 흔들었다. 그것으로 실격이었다.
신하들이 술렁였다.
"손 법사가 이겼다!"
국왕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사의 기우가 하늘을 움직이나,
원숭이는 더 가볍게 하늘을 주무른다.
좌정의 선정이 이보다 더할쏘냐,
작은 이 한 마리가 수행을 깨뜨린다.
호력대선의 얼굴이 굳었다.
"한 번 졌다고 끝난 것이 아니오. 다음에는 더 큰 대결을 해야 합니다."
손오공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국왕이 흥미롭게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다음 대결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