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

제44회 법신이 차지국에서 수레 도사를 만나다——삼청관에서 제자들이 공양을 먹다

차지국에 도착하니 도사들이 승려를 탄압하고 국왕이 도교를 숭상한다. 손오공이 도사로 변신해 현황을 파악하고, 밤에 삼청관에 잠입해 공양을 모두 먹어치우며 도사들을 골려준다.

차지국 호력대선 녹력대선 양력대선 삼청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승려탄압 도교

한 달 여의 여정 끝에 일행이 큰 성 앞에 다다랐다. 성벽이 높고 사방이 번화했다. 그런데 성문 밖 백사장에서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다. 수백 명의 승려들이 밧줄을 당기며 돌을 나르고, 벽돌을 쌓고, 목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공사장 일꾼처럼 혹독하게 일하는데, 이따금 채찍이 날아왔다.

손오공이 구름 위에서 내려다보며 이상히 여겼다.

"저 승려들이 왜 저런 고역을 하고 있지?"

도사 차림으로 변신해 성으로 들어갔다. 지나가는 도사 두 명에게 슬그머니 말을 붙였다.

"이 고을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차지국(車遲國)**이오."

"저 밖에서 일하는 승려들은 무엇입니까?"

도사들이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우리 세 스승님이 이십 년 전 이 땅에 오셔서 비를 내리고 나라를 구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국왕 폐하가 불법을 금하고 도교를 숭상하십니다. 저 승려들은 혹독한 공역에 동원되어 있습니다."

"세 스승님이 누구십니까?"

"호력대선(虎力大仙), 녹력대선(鹿力大仙), 양력대선(羊力大仙)이십니다. 비를 내리고 금을 만드는 법술로 폐하의 총애를 받고 계십니다."


손오공이 밖에 나와 저팔계와 사오정을 불렀다.

"이 나라는 도사들이 승려를 탄압하고 있다. 우리 스승님이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다. 일단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

밤이 깊어지자 손오공이 저팔계와 사오정을 이끌고 성 안 삼청관(三淸觀)으로 들어갔다.


삼청관 대전 안에는 삼청(三淸) 신상이 모셔져 있었다. 그리고 공양상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복숭아, 시루떡, 술, 과자, 튀김, 떡… 갖가지 진귀한 음식이었다.

저팔계의 눈이 빛났다.

"형님, 이거 그냥 먹어버리면 안 될까요?"

손오공이 웃으며 말했다.

"먹어도 된다. 대신 우리가 삼청신이 된다."

세 사람이 신상에 올라앉아 신상을 구석으로 밀어놓았다. 그리고 공양상의 음식을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

저팔계가 떡을 통째로 집어 먹더니 술도 거하게 들이켰다. 사오정이 과일을 한 아름 안고 먹었다. 손오공은 꼼꼼히 골라 먹으며 상 위에 있는 것을 하나씩 처리했다.


한밤중에 도사들이 등불을 들고 삼청관으로 들어왔다. 호력대선이 나서서 향을 피우며 절을 올렸다.

"삼청 신님들께 공양을 올린바, 강림해 주셨다면 금단(金丹)과 성수(聖水)를 내려주시어 국왕 폐하의 만수무강을 빌어주십시오."

손오공이 상석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선물 없이 왔으니 이번엔 그냥 가겠다. 다음에 오면 주마."

도사들이 기뻐하며 더욱 간청했다.

"저희의 정성을 아시어, 성수 몇 방울만이라도 내려주십시오!"

손오공이 옆에서 저팔계를 툭 찼다.

저팔계가 부채처럼 옷을 들어 올리고 당당하게 방뇨했다. 사오정도 뒤따랐다. 손오공도 합세했다.

도사들이 병에 받아 맛을 보더니 코를 찌르는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좀 이상한데요?"

호력대선이 냄새를 맡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아주 독한 맛이 나는데…."

그 순간 손오공이 큰 소리로 말했다.

"알아챘느냐? 우리는 동토 취경 중의 제자들이다! 너희 삼청의 공양을 다 먹어치웠고, 성수라 속인 것은 우리가 눈 것이다!"

도사들이 분노해 몽둥이와 빗자루를 집어들고 달려들었다. 손오공이 저팔계와 사오정을 양쪽에 낀 채 구름을 타고 뛰쳐나갔다.

밖에서 지사에 투숙한 삼장법사 방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누웠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