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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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귀왕이 밤에 삼장을 찾아오다——손오공이 신통으로 왕자를 돕다

오계국왕의 귀신이 보림사 삼장에게 나타나 도움을 청한다. 전진 도사로 위장한 요괴에게 살해되어 우물에 빠진 지 3년째다. 손오공이 태자를 만나 사냥감을 구해주고 단서를 모은다.

오계국왕 귀신 삼장법사 손오공 태자 전진도사 유리우물 보림사 사냥감

삼장이 눈을 들자 선당 문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온몸이 물에 젖은 듯 축축하고,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황금 관모를 쓰고 비취 옥대를 두르고 용봉문양 황포를 입은, 분명한 제왕의 차림이었다.

삼장이 깜짝 놀라 공손히 물었다.

"어느 나라 폐하이십니까?"

남자가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흘렸다.

"빈승이 여기서 서쪽 사십 리 거리에 있는 **오계국(烏鷄國)**의 왕입니다. 오 년 전 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 백성이 굶주렸습니다. 그때 종남산(終南山)에서 전진 도사라 하는 자가 찾아와 비를 내리는 법술을 보여줘서, 형제의 의를 맺고 궁궐 안에 머물게 했습니다. 이 년 동안 함께 지내다가, 어느 봄날 어화원을 거닐다 팔각유리우물(八角琉璃井) 가에 이르자 그가 갑자기 저를 우물 속으로 밀어버렸습니다."

삼장이 입을 다물었다.

"그로부터 삼 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죽어 귀신이 되었고, 그 도사는 내 모습으로 변해 지금도 금란전(金鑾殿)에 앉아 있습니다. 법사님, 고명하신 제자가 그 요괴를 물리치고 저를 구해주십시오."


삼장이 벌떡 일어났다. 손오공을 깨웠다.

"오공아, 방금 오계국왕의 귀신이 왔다가 사라졌다. 이제 어찌 해야 하느냐?"

손오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

"오계국이라면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있는 나라입니다. 일단 아침에 태자를 만나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이튿날 아침. 오계국 태자가 무리를 이끌고 사냥을 나왔다가 보림사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손오공이 구름 위에서 태자 일행을 내려다보았다.

'태자가 하루 종일 사냥을 했는데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저 꼴로 궁에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뭔가 도움을 주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

손오공이 산신과 토지신을 불러 산속 동물들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사슴, 노루, 토끼 등이 우르르 태자 앞에 나타났다. 태자가 함성을 지르며 활을 쏘았다.

저물녘, 손오공이 태자 앞에 나타났다.

"태자님, 저는 동토 당나라에서 온 취경 행자의 제자 손오공입니다. 오계국왕의 귀신이 저희 스승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혹시 지금 궁중의 국왕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 없습니까?"

태자가 멍하니 서 있다 말했다.

"실은… 삼 년 전부터 아버지 폐하의 성격이 달라지셨습니다. 어머니를 가까이하지 않으시고, 나라 일도 이전과 다르게 처리하십니다."

손오공이 눈을 빛냈다.

"왕비님께 가서 확인해 보시오. 남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여인은 알아볼 것입니다."

태자가 무릎을 꿇었다.

"스님, 이 나라를 구해주십시오."

손오공이 말했다.

"힘을 합쳐 봅시다. 우선 증거부터 모아야 합니다."

귀신이 법당에 찾아와 억울함을 호소하고,
원숭이는 구름 위에서 단서를 모은다.
살아있는 자도, 죽은 자도 각자의 길이 있으니,
두 길이 하나로 만날 때 진실이 드러난다.

손오공이 손에 **금상백옥규(金廂白玉圭)**를 들고 태자에게 건넸다.

"오늘 밤 이것을 어머니께 보여드리시오. 돌아가신 국왕의 유물이니, 왕비가 알아볼 것이오."

태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타고 성안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