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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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마음 원숭이가 모든 인연에 처하다——달을 보며 불도를 논하다

평정산을 넘은 일행이 보림사에 투숙한다. 손오공이 제자들과 달을 보며 서쪽 길의 어려움과 수행의 의미를 이야기 나누고, 삼장이 밤새 독경한다.

보림사 손오공 삼장법사 저팔계 사오정 수행 서천길 평정산

평정산을 넘은 일행이 며칠을 더 걸어 어느 산 기슭 큰 사찰 앞에 다다랐다. 현판에 **보림사(寶林寺)**라 쓰여 있었다. 짙은 향 연기가 문 사이로 흘러나왔다.

삼장법사가 제자들을 향해 말했다.

"너희 얼굴이 험상궂으니 안에 들어가지 마라. 내가 혼자 투숙을 부탁하겠다."

손오공이 어깨를 으쓱했다.

"험상궂으면 어떻습니까. 잘 곳만 구하면 됩니다."

사찰 승려들이 삼장의 품위를 보고 넓은 방을 내어주었다. 일행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녁이 되자 둥근 달이 떠올랐다. 사방이 조용해지고 달빛이 뜨락에 가득했다. 삼장법사가 밖에 서서 달을 바라보며 시를 한 구절 읊었다.

달은 하나인데 만 곳 강에 비치고,
마음은 하나인데 온 세상 사람이 품는다.

저팔계가 옆에서 손가락질을 했다.

"달이 둥글어 보기 좋네요. 먹음직스럽기도 하고."

사오정이 나무랐다.

"또 밥 생각이냐?"

손오공이 가만히 달을 바라보다 말했다.

"스승님, 우리가 장안을 떠난 지 사오 년이 됐습니다. 아직도 취경길은 멀고 험한데, 혹 낙심하지 않으십니까?"

삼장법사가 고개를 저었다.

"오공아, 달도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지 않더냐. 이 길도 그렇다. 막힐 때 있으면 뚫릴 때도 있다."

손오공이 빙그레 웃었다.

"스승님 말씀이 옳습니다. 저도 오행산 아래 오백 년을 기다렸으니, 사오 년이 대수겠습니까."

달이 동쪽 산 너머에서 뜨오르듯,
서천은 아직 보이지 않아도 분명 거기 있다.
가는 자에게 길이 열리고,
뜻이 굳은 자에게 문이 열리는 법이라.


밤이 깊었다. 제자들이 잠자리에 들었지만 삼장법사는 선당에 혼자 앉아 경전을 펼쳤다. **양황수참(梁皇水懺)**을 한참 읽다 공작진경을 꺼내 들었다.

촛불이 흔들렸다. 창밖에서 바람 소리가 들렸다.

삼장이 잠시 눈을 감았다. 피로가 스며들어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그러나 마음속에 서천의 영산이 떠올라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그때 밖에서 바람이 한 줄기 불어왔다.

삼장이 눈을 뜨며 소매로 촛불을 가렸다.

창호지 너머로 무언가 있는 것 같았다. 빛이 없는 인기척이었다.

삼장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