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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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외도가 참 성품을 현혹하다——손오공이 소요괴를 속여 금은각의 소굴로 잠입하다

손오공이 은각대왕 소굴에 파리로 변신해 잠입한다. 금각과 은각의 대화를 엿듣고 어머니 요괴의 황금 밧줄을 가지러 가는 작은 요괴들을 뒤쫓아 소굴에서 밧줄을 훔쳐 낸다.

손오공 금각대왕 은각대왕 연화동 저팔계 황금밧줄 오보물 파리변신 압룡동

손오공이 파리로 변신해 연화동 입구로 날아 들어갔다. 어두운 동굴 안에서 금각대왕과 은각대왕 형제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손오공이 문짝에 붙어 귀를 쫑긋 세웠다.

"형님, 그 호리병 두 개와 옥정병으로 손오공을 잡읍시다. 저 원숭이가 이름을 부르면 응하는 순간 안에 가두어버리는 거지요."

금각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어머니 댁에 있는 **황금 밧줄**도 가져와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이 있으면 손오공이 아무리 변신을 해도 묶어버릴 수 있다."

은각이 손뼉을 쳤다.

"맞습니다. 소요괴 둘을 압룡동(壓龍洞)으로 보내 어머니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손오공이 귀로 모든 내용을 기억했다.


잠시 후 두 소요괴 **바산호(巴山虎)**와 **의해룡(倚海龍)**이 연화동을 나서 압룡동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손오공이 파리 모습으로 바산호의 등에 붙어 같이 이동했다.

얼마쯤 가다 손오공이 두 소요괴보다 앞서 뛰어내려 또 다른 소요괴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봐, 형들. 나도 같이 가겠소. 대왕님이 나도 보내셨어요."

바산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요?"

"외부 담당이라 얼굴을 모르는 것이지요."

소요괴들이 반신반의하다 그냥 같이 걸었다.


울창한 숲 속 굴 앞에 도착했다. 안에서 노파 요괴가 나왔다. 소요괴들이 절하며 부탁을 전했다.

"대왕님이 손오공을 잡으려 하시는데, 황금 밧줄을 보내주십사 합니다."

노파가 안으로 들어가더니 번쩍이는 황금 밧줄을 들고 나왔다.

손오공이 틈을 보아 바산호와 의해룡을 여의봉으로 내리쳐 처리하고, 털 두 가닥을 뽑아 두 소요괴로 변환시켰다. 자신은 의해룡으로 변신해 황금 밧줄을 받아 들었다.

노파가 밧줄을 건네며 말했다.

"조심히 가라. 그 원숭이는 보통이 아니니."

"알겠습니다."

손오공이 황금 밧줄을 소맷속에 넣고 연화동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은각대왕이 밧줄을 받으며 눈을 들어 쳐다보더니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이봐, 의해룡. 네 얼굴이 좀 달라 보이는군."

손오공이 태연하게 웃었다.

"오는 길에 넘어져서요."

은각이 꼬치꼬치 캐어물었다. 손오공이 결국 몸을 바꿔 본모습을 드러내며 여의봉을 꺼냈다.

"이놈들!"

싸움이 벌어졌다. 은각이 황금 밧줄을 던지자 손오공에게 칭칭 감겼다. 손오공이 힘으로 밀어냈지만 금세 다시 묶였다.

저팔계가 장독 속에서 소리쳤다.

"형님, 괜찮습니까!"

손오공이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저 밧줄만 없애면 된다."

털 한 가닥을 뽑아 입김을 불었다. 가짜 손오공이 나타나 밧줄에 묶혀 있는 동안, 진짜 손오공은 밧줄을 통과해 빠져나왔다.

연화동 바깥으로 날아오르며 다음 수를 생각했다.

다섯 가지 보물 중 둘은 손에 넣었으나,
아직 셋이 남아 동굴 안에 있다.
꾀와 용기가 맞물려야 스승을 구하리니,
서두르지 말고 한 수 한 수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