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저팔계의 도발로 손오공이 돌아오다——황포요괴를 물리치고 삼장을 구하다
저팔계가 화과산에 찾아가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로 손오공을 도발해 보상국으로 데려온다. 손오공이 황포요괴와 싸워 이기고 삼장에게 걸린 변신 술법을 풀어 원래 모습으로 되돌린다.
저팔계가 화과산에 내려앉았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걸음을 옮기는데 원숭이 무리가 달려들어 둘러싸더니 손오공 앞으로 끌어갔다.
손오공이 바위 위에 앉아 눈을 흘겼다.
"이놈, 무슨 낯짝으로 여기 왔느냐."
저팔계가 납작 엎드렸다.
"형님, 사실 스승님이 위험하십니다. 황포요괴가…."
손오공이 손을 저었다.
"내 알 바 아니다. 삼장 스승이 내쫓지 않았느냐."
저팔계가 슬쩍 고개를 들며 말했다.
"실은 형님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하던데요. 그 황포요괴가 '손오공이 있다 해도 나는 무섭지 않다. 그 원숭이 놈을 잡으면 가죽을 벗겨 기름에 튀기겠다'고 했습니다."
손오공의 눈에서 불이 번쩍 튀었다.
"무어라?!"
"형님이 여기 있다고 했더니 더욱 큰 소리를 치며 욕을 퍼붓더군요. 아, 뭐라고 했더라…."
손오공이 발딱 일어서며 여의봉을 집었다.
"그 요괴 이름이 뭐냐?"
"황포요괴입니다. 보상국 근처 파월동에 있습니다."
"가자!"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보상국으로 날았다. 저팔계가 뒤를 따랐다.
파월동 앞에서 황포요괴를 불러내 맹렬하게 공격했다. 황포요괴가 강철 칼을 들고 응전했다. 수십 합이 오가는 치열한 싸움이었다.
여의봉이 구름처럼 내리치고,
강철 칼이 바람처럼 맞받아친다.
화과산 대성의 분노가 하늘을 뒤흔들고,
파월동 요괴의 기세가 산을 눌렀더니.
손오공이 분신을 수십 개 만들어 포위했다. 황포요괴가 황금 밧줄을 꺼내 분신 하나를 묶으려 하는 순간, 진짜 손오공이 뒤에서 여의봉을 힘껏 내리쳤다. 황포요괴가 비틀거렸다.
이때 저팔계가 옆에서 쇠스랑으로 측면을 강타했다. 요괴가 균형을 잃고 본모습인 **누런 털의 낭(狼)**으로 돌아갔다. 손오공이 머리를 내리찍어 처단했다.
손오공이 보상국 궁궐로 들어가 쇠우리를 찾아냈다. 우리 안에 호랑이 한 마리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손오공이 주문을 외우며 손을 뻗어 호랑이 머리에 얹었다.
"스승님, 걱정 마십시오."
한 줄기 황금빛이 호랑이를 감쌌다가 사라졌다. 삼장법사가 원래 모습으로 나타났다.
저팔계가 달려들어 손을 잡았다.
"스승님!"
삼장법사가 눈물을 닦으며 손오공을 바라보았다.
"오공아, 내가 잘못했다. 나는 눈이 어두워 요괴를 알아보지 못했다."
손오공이 무릎을 꿇었다.
"스승님, 제가 서툴렀습니다."
국왕도 감격해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궁궐 한켠에 갇혀 있던 백화수 공주를 불렀다. 삼 인방이 공주를 황포요괴 소굴에서 구해 함께 돌아왔다. 부녀가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국왕이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사흘 동안 쉰 후, 삼장 일행이 보상국을 떠났다. 국왕이 멀리까지 나와 배웅했다.
손오공이 다시 선두에 섰다. 저팔계가 짐을 지고, 사오정이 말을 끌었다. 백마의 상처가 거의 나아 발걸음이 가벼웠다.
삼장법사가 말 위에서 손오공의 등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오공아,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