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요마가 정법을 침범하다——백마가 스승을 위해 싸우다
황포요괴가 미남자로 변신해 보상국에 나타나 삼장이 호랑이라고 국왕을 속인다. 삼장이 쇠우리에 갇히고 요괴가 궁녀를 잡아먹는다. 백마가 용으로 변신해 요괴에 맞서 싸우지만 패배한다.
파월동에서 황포요괴는 사오정을 줄로 묶은 채 백화수 공주를 추궁했다.
"당신이 그 중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오?"
공주가 완강히 부인했다. 사오정은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이 국왕이 화상(畵像)을 보고 추적한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해서 공주를 살렸다.
황포요괴가 공주를 달래고 다시 앉혔다. 술잔치가 벌어지는 사이, 요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 보상국에 인사하러 다녀오겠소. 당신의 아버지를 만나면 안 되겠소?"
공주가 불안한 얼굴로 뜯어말렸다.
"당신 얼굴이 워낙 특이해서 아버님이 놀라실 겁니다."
"그렇다면 모습을 바꾸겠소."
요괴가 몸을 흔들어 준수한 청년으로 변신했다. 고관의 관모를 쓰고 옥색 도포를 걸쳤다. 공주도 잠시 넋을 잃을 만큼 훌륭한 용모였다.
요괴가 구름을 타고 보상국에 내려왔다. 궁궐 문 앞에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삼 번째 부마(駙馬)가 국왕 폐하를 배알하러 왔소."
국왕이 삼장법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이 보고를 받았다. 부마를 불러들이자 잘생긴 청년이 예의 바르게 절을 올렸다. 신하들도 모두 칭찬의 눈빛을 보냈다.
황포요괴가 말을 꺼냈다.
"폐하, 저 금돌 위에 앉아 있는 중은 진짜 취경 승려가 아닙니다. 십삼 년 전 공주님을 호랑이 등에 싣고 달아난 그 맹수입니다. 저는 그 호랑이를 화살로 쏘아 공주님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호랑이가 세월을 닦아 정을 이루고, 취경 승려로 둔갑해 폐하를 속이는 것입니다."
국왕이 당황했다.
"어찌 그걸 확인하겠소?"
황포요괴가 정화수 한 그릇을 청했다. 국왕이 내어주자 요괴가 다가가 삼장에게 물을 뿌리며 주문을 외웠다.
"변하라!"
삼장의 몸이 순식간에 얼룩무늬 호랑이로 변했다. 신하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국왕이 기겁하며 무사들에게 호랑이를 잡으라 명했다.
신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장을 보호하고 있었다. 무기가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결국 무사들이 철사로 호랑이를 포박해 쇠우리에 가두었다.
국왕이 황포요괴에게 은혜를 치하하며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아름다운 궁녀 열여덟 명이 풍악을 울리며 술을 권했다.
요괴가 술기운에 취하자 이경(二更)이 되어 본모습이 드러났다. 거대한 손이 뻗어나와 琵琶를 연주하던 궁녀를 낚아채 머리를 물어버렸다. 나머지 궁녀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다.
그 밤, 객관 마구간에서 백마가 홀로 여물을 씹고 있었다. 인간의 말 소리가 밖에서 흘러들어왔다.
"삼장이 호랑이 정이래. 쇠우리에 갇혔다고 하더군."
백마가 귀를 쫑긋 세우며 눈을 빛냈다.
'스승님이 분명 요괴의 술법에 걸렸다. 손오공 형님은 오래전에 떠나고, 저팔계와 사오정도 소식이 없다.'
백마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고삐를 끊고 안장을 털어내며 몸을 뒤흔들었다. 순식간에 용의 모습이 드러났다. 검은 비늘이 달빛에 번쩍이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서해 작은 용이 오랫동안 말로 살았건만,
스승이 위태하니 용의 몸을 드러내누나.
쇠우리 속의 그 눈 분명 삼장의 눈이니,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은안전(銀安殿) 안으로 뛰어들어 황포요괴와 맞섰다. 용의 발톱과 요괴의 강철 칼이 격돌했다. 그러나 백마는 평소에 말로 지내느라 법력이 깊지 못했다. 수십 합을 버티다 끝내 힘이 달렸다.
황포요괴의 칼이 용의 왼쪽 앞다리를 스쳤다. 백마가 물러나 다시 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리를 절룩이며 마구간에 돌아와 쓰러졌다.
쇠우리 안의 호랑이가 눈물을 흘렸다. 손발도 쓸 수 없는 삼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눈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