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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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사해와 천산이 모두 굴복하고——구유와 십류가 모두 이름을 지우다

손오공이 오래국 무기고에서 바람으로 무기를 빼앗아 온다. 동해 용왕에게서 여의봉과 황금갑옷을 얻고 유명계에 내려가 십대 염라왕을 위협하여 원숭이 무리의 이름을 생사부에서 지운다. 사방 용왕이 천상에 표문을 올리고 태백금성이 옥황상제에게 초안을 건의한다.

손오공 여의봉 동해용왕 오광 오래국 화과산 유명계 염라왕 태백금성 옥황상제

미후왕이 고향으로 영광스럽게 돌아와 혼세마왕을 물리치고 큰 칼 하나를 빼앗은 뒤로 날마다 무예를 연마하며 어린 원숭이들에게 대나무를 잘라 창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칼을 만들게 하였다. 깃발을 만들고 호각을 부르며 나아가고 물러남을 훈련하여 진영을 갖추었다.

어느 날 조용히 앉아 생각하였다. "우리가 여기서 계속 훈련하면 장난이 진짜가 되어 혹 인간 왕의 눈에 띄거나 짐승 왕들이 이를 보고 우리가 병사를 모아 반란을 꾀한다고 하여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올 수도 있다. 그대들은 대나무 창과 나무 칼뿐인데 어떻게 싸우겠느냐? 반드시 날카로운 검과 창이 있어야 한다."

무리 원숭이들이 모두 놀라 말하였다. "대왕의 생각이 깊으십니다. 다만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네 마리 늙은 원숭이가 앞에 나와 아뢰었다. "대왕, 날카로운 무기를 마련하기는 아주 쉽습니다." 오공이 말하였다. "어찌 쉽다 하는가?" 네 원숭이가 말하였다. "이 산에서 동쪽으로 이백 리 수면을 지나면 오래국입니다. 그 나라에는 군민이 가득하고 금·은·구리·철을 다루는 장인이 반드시 있습니다. 대왕이 가서 사거나 만들면 됩니다."

오공은 기뻐하며 말하였다. "그대들은 여기서 놀고 있어라. 내가 다녀오겠다."

오공은 근두운을 날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백 리 수면을 건넜다. 과연 성읍이 보이고 사람들이 왕래하는 것이 보였다. 오공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무기를 사는 것보다는 신통을 써서 가져오는 게 낫겠다." 결인을 맺고 주문을 외우며 손으로 손 방향으로 바람을 크게 불어 보내니 모래를 날리고 돌을 굴리는 맹렬한 돌풍이 일었다.

폭풍구름이 일어나는 곳에 하늘과 땅이 뒤흔들리고, 검은 안개가 짙어지자 대지가 어두워지도다. 강과 바다의 파도가 뒤집히니 물고기와 게가 두려워하고, 산림의 나무가 꺾이니 호랑이와 이리가 달아나도다. 온갖 상점의 장사치가 사라지고 모든 거리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도다. 전각 위의 군왕이 내전으로 들어가고 계단 앞의 문무백관이 아문으로 돌아가도다.

바람이 일어나자 오래국 임금과 성안 백성들이 모두 놀라 문을 닫고 숨었다. 오공이 구름을 내려 조정 문 안으로 달려들어 병기창고를 찾아 문을 열어보니 칼·창·검·극·도끼·낫·채찍·갈퀴·단검·활·쇠뇌 등 없는 것이 없었다. 기뻐하며 말하였다. "혼자서 얼마나 들겠느냐. 분신법을 써야겠다."

오공이 털 한 줌을 뽑아 씹어서 내뿜으며 주문을 외워 변하게 하니 수백 마리의 작은 원숭이로 변하여 마구 나르고 빼앗아 힘 있는 것은 다섯 일곱 개, 힘이 약한 것은 두세 개씩 들어 남김없이 가지고 갔다. 구름을 타고 섭법을 쓰며 돌풍을 불러 어린 원숭이들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화과산의 원숭이들이 동문 밖에서 놀다가 갑자기 바람 소리가 울리고 반공에 수없이 많은 원숭이들이 나타나자 놀라 달아나 숨었다. 잠시 후 미후왕이 구름을 내려 안개를 거두고 몸을 흔들어 털을 거두었다. 무기를 산 앞에 쌓아놓고 외쳤다. "아이들아, 모두 와서 무기를 가져가거라!"

무리 원숭이들이 달려와 칼과 검, 도끼와 창, 활과 쇠뇌를 나누어 들고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다.


이튿날 다시 진영을 꾸렸다. 오공 아래 모인 원숭이가 사만 칠천여 마리에 이르렀다. 이에 만산의 각종 요왕들——이리·호랑이·표범·사슴·여우·삵·사자·코끼리·원숭이·곰·멧돼지·영양·토끼 등 칠십이 동굴의 요왕들이 모두 찾아와 미후왕에게 굴복하고 해마다 조공을 바치며 사계절에 점호를 받기로 하였다. 화과산이 마치 철옹성처럼 굳건해졌다.


어느 날 미후왕이 무리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의 활과 쇠뇌는 익숙하고 무기도 정통하게 다루지만, 내 이 칼은 무겁고 어색하여 내 뜻에 맞지 않는다. 어찌하면 좋을까?" 네 늙은 원숭이가 앞에 나와 아뢰었다. "대왕은 신선이고 성인이시니 범인의 무기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대왕이 물속에 들어갈 수 있으십니까?" 오공이 말하였다. "나는 도를 익힌 후로 칠십이 변화와 근두운의 무한한 신통이 있어 은형법과 섭법도 할 수 있다. 하늘로 올라갈 수도 있고 땅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으며 물에 빠지지도 않고 불에 타지도 않는다."

네 원숭이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 철판교 아래 물이 동해 용궁으로 통합니다. 대왕이 내려가 늙은 용왕에게 무기를 구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오공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잠깐 기다려라." 오공이 다리 머리로 뛰어가 폐수법을 써서 결인을 맺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물길을 헤치며 동양 해저로 들어갔다.


순찰하는 야차가 앞을 막으며 물었다. "물을 헤치며 오는 자는 어떤 신성이오?" 오공이 말하였다. "나는 화과산의 천생성인 손오공이다. 네 늙은 용왕의 이웃인데 어찌 모르느냐?" 야차가 수정궁으로 달려가 알렸다. "대왕, 밖에 화과산 천생성인 손오공이라는 자가 대왕의 이웃이라며 궁에 이르렀습니다." 동해용왕 오광이 즉시 일어나 용자·용손·새우 병사·게 장군을 이끌고 나와 맞이하며 말하였다. "상선이여, 청하오니 드시지요."

궁 안에서 차를 마시며 오광이 물었다. "언제 도를 얻으셨습니까? 어떤 선술을 배우셨습니까?" 오공이 말하였다. "나는 태어난 뒤로 출가하여 수행하여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몸을 얻었습니다. 근래 자손들을 훈련시키고 산과 동굴을 지키는데 마땅한 무기가 없었습니다. 귀한 이웃인 용왕의 요궁에 여분의 신기가 있다고 하여 특히 하나를 구하러 왔습니다." 용왕이 이 말을 듣고 거절하기 어려워 대간도를 내왔다. 오공이 말하였다. "어른은 칼을 못 씁니다. 다른 것을 주십시오."

용왕이 구고차를 가져오게 하였다. 오공이 받아들고 몇 번 휘둘러보더니 내려놓으며 말하였다. "가볍습니다, 가볍습니다. 다른 것을 주십시오." 용왕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 차의 무게가 삼천육백 근입니다." 오공이 말하였다. "여전히 가볍습니다."

용왕이 다시 화간방천극을 가져오게 하니 무게가 칠천이백 근이었다. 오공이 달려가 받아들고 몇 가지 자세를 취해보더니 꽂아두고 말하였다. "역시 가볍습니다." 늙은 용왕이 더욱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더 이상 무기가 없습니다."

이때 뒤에서 용파와 용녀가 나서며 말하였다. "대왕, 이 성인을 보건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우리 바다 창고에 천하의 밑바닥을 정하는 신진철이 있는데 요 며칠 노을 빛과 상서로운 기운이 넘쳐납니다. 혹 이 성인을 만날 것이라 나타나는 것 아닐까요?" 용왕이 말하였다. "그것은 대우가 치수할 때 강과 바다의 깊이를 재던 물건이오. 아무 쓸모도 없는데요." 용파가 말하였다. "쓸모는 알 수 없습니다. 일단 드리고 마음대로 하게 하면 됩니다."

용왕이 오공에게 이야기하니 오공이 말하였다. "꺼내서 보고 싶습니다." 용왕이 바다 창고 안으로 이끌어 가니 금빛이 만 줄기 쏟아졌다. 용왕이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 빛이 나는 것이 그것입니다." 오공이 앞으로 다가가 만져보니 쇠 기둥으로 두께는 말 한 되들이만 하고 길이는 두 장 남짓하였다.

두 손으로 잡아당기며 말하였다. "너무 굵고 너무 길구나. 더 짧고 가늘어져야 쓸 수 있겠다." 말이 끝나자 보물이 몇 자 짧아지고 한 치 가늘어졌다. 오공이 다시 들어 올리며 말하였다. "더 가늘어지면 더 좋겠다." 보물이 정말로 또 가늘어졌다. 오공이 크게 기뻐하며 가지고 나와 보니 양 끝에 금빛 테가 있고 가운데는 검은 쇠였다. 테 바로 옆에 한 줄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여의금고봉, 무게 일만 삼천오백 근."

속으로 기뻐하며 걸으면서 마음으로 생각하고 손으로 들어 올리며 말하였다. "더 짧고 가늘어지면 더 좋겠다." 밖으로 꺼내고 보니 두 장 남짓에 밥그릇만큼의 굵기가 되었다. 오공이 신통을 부리며 수정궁 안에서 폼을 잡자 늙은 용왕이 간담이 서늘하고 작은 용자들이 혼비백산하였다.

오공이 보물을 손에 들고 수정궁 전상에 앉아 용왕에게 웃으며 말하였다. "이웃의 두터운 마음에 감사합니다." 그러더니 또 말하였다. "이 쇠막대기는 좋은데 한 가지가 아쉽습니다. 이왕에 왔으니 갑옷도 한 벌 갖추어 주시면 함께 감사드리겠습니다."

용왕이 갑옷이 없다고 하자 오공이 말하였다. "한 손님을 두 번 귀찮히게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갑옷이 없다면 이 문을 나가지 않겠습니다." 용왕이 어쩔 수 없어 쇠북과 금종을 울려 삼해의 용왕들을 불러 모았다.

남해용왕 오흠이 봉익자금관을, 서해용왕 오윤이 쇄자황금갑을, 북해용왕 오순이 우사보운리를 각각 가지고 왔다. 오공이 금관·금갑·운리를 모두 갖추어 입고 여의봉을 손에 쥐고 나서더니 여러 용에게 말하였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사해의 용왕들이 매우 불만스러워 함께 상소를 올릴 것을 의논하였다.

오공이 물길을 헤치고 곧장 철판교 머리로 돌아와 뛰어오르니 네 마리 늙은 원숭이가 무리를 이끌고 다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오공이 물 밖으로 뛰어나오는데 몸에 물 한 방울 묻지 않고 금빛 찬란하게 다리를 걸어오자 무리 원숭이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대왕이 정말 화려하십니다!"

오공이 환한 얼굴로 보좌에 높이 앉아 봉을 가운데 세워두었다. 원숭이들이 보물을 집으러 다가왔으나 잠자리가 쇠나무를 흔드는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저마다 혀를 내밀며 말하였다. "이것이 이렇게 무거운데 대왕은 어찌 가져오셨습니까!" 오공이 앞으로 나가 손을 펴 한 손으로 집어 들어 무리에게 웃으며 말하였다. "물건에는 각각 주인이 있다오. 이 보물은 해창에 수천 백 년 동안 있었는데 마침 이번에 빛을 내뿜었소. 용왕은 그저 검은 쇠 덩어리로 알았을 뿐이오."

그러고는 봉을 귀 안에 쑤셔 넣어 수화침 크기로 바꾸어 숨겼다. 무리들이 놀라 외쳤다. "대왕, 다시 꺼내서 놀아주십시오." 오공이 귀에서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외쳤다. "커져라, 커져라, 커져라!" 순식간에 밥그릇만 하고 두 장 남짓한 길이가 되었다.

신명이 나서 다리로 달려 나와 동굴 밖으로 나가 보물을 손에 쥐고 법천상지의 신통을 부려 허리를 한 번 굽히며 외쳤다. "길어라!" 그러자 만 장 높이로 자라 머리가 태산 같고 허리가 준령 같으며 눈이 번갯불 같고 입이 피 대야 같으며 이빨이 검과 창날 같았다. 손에 든 봉은 위로 삼십삼천에 닿고 아래로 십팔층 지옥까지 이르렀다. 이리와 호랑이들과 칠십이 동굴의 요왕들이 모두 놀라 머리를 조아리며 떨었다.

잠시 후 법상을 거두고 보물을 다시 수화침으로 만들어 귀에 숨기고 동부로 돌아왔다. 각 동굴의 요왕들이 모두 찾아와 하례하였다. 오공은 네 늙은 원숭이 마·류 두 원수와 붕·파 두 장군을 봉하고 나머지 군영 운영과 상벌 일체를 맡겼다. 이후 날마다 구름을 타고 사해를 유람하며 영웅들과 사귀었다.

이때 일곱 형제를 사귀었으니 우마왕·교마왕·붕마왕·사자왕·미후왕·원왕, 그리고 자신 미후왕까지 일곱이었다. 날마다 무예를 논하고 술잔을 나누며 노래하고 춤추며 아침에 가고 저녁에 돌아오며 즐거움이 넘쳤다.


어느 날 화과산 본 동굴에서 잔치를 열어 여섯 왕을 초대하여 소와 말을 잡아 천지에 제사를 지내고 온 무리가 취하도록 마시고 놀았다. 여섯 왕을 보내고 나서 오공이 철판교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금방 잠이 들었다.

네 건장이 무리를 이끌어 에워싸고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하였다. 미후왕은 꿈속에서 두 사람이 공문을 들고 와 "손오공"이라는 글자가 적힌 줄로 그의 혼백을 끌어가는 것을 보았다. 비틀거리며 어떤 성 앞에 이르자 성 위에 "유명계"라는 철패가 걸려 있었다.

오공이 정신이 들어 외쳤다. "유명계는 염라왕이 있는 곳인데 왜 여기 왔느냐?" 두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의 양수가 다하여 저희가 공문을 받고 데리러 왔습니다." 오공이 말하였다. "나는 삼계 밖으로 벗어나고 오행 밖으로 나가 그의 관할을 받지 않는데 어찌 감히 나를 끌어가느냐?" 두 사자가 아랑곳 않고 끌어당기자 오공이 화를 내어 귀에서 보물을 꺼내 한 번 흔드니 밥그릇만 하게 되었다. 두 사자를 한 번에 고기덩이로 만들고 스스로 줄을 풀어 봉을 휘두르며 성 안으로 쳐들어갔다.

우두귀와 마면귀가 달아나며 외쳤다. "대왕, 큰일 났습니다! 밖에서 모발 달린 뇌공이 쳐들어옵니다!" 십대 명왕이 급히 옷을 갖추고 나와 보니 생김새가 흉악하였다. 줄지어 서며 외쳤다. "상선, 이름을 알려주십시오!"

오공이 말하였다. "나를 알지 못하면 어찌 사람을 보내 나를 데리러 왔느냐?" 십왕이 말하였다. "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 아마 사자가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오공이 말하였다. "나는 화과산 수렴동의 천생성인 손오공이다. 너희는 어떤 관직이냐?" 십왕이 허리를 굽히며 말하였다. "저희는 저승의 천자인 십대 명왕입니다." 오공이 말하였다. "어서 이름을 대어라, 맞지 않으면 때리겠다."

오공이 생사부를 가져오라 하여 친히 검열하였다. 원류에는 나체충·모충·우충·곤충·인충·어충 등 각종 부류가 있었으나 원숭이 부류에 이르니 원숭이는 사람 모양이라 인명에 들지 않고 짐승이라 기린의 관할을 받지 않으며 날짐승이라 봉황의 관할을 받지 않아 별도의 부록에 있었다. 손오공 이름 밑에 "천산석원, 수명 삼백사십이 세, 선종"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오공이 붓을 가져오라 하여 원숭이 부류 중 이름 있는 것을 모조리 지워버렸다. 부를 바닥에 던지며 말하였다. "이제 끝났다. 이번엔 너희 관할을 받지 않겠다." 봉을 휘두르며 유명계를 빠져나왔다. 십왕들은 감히 가까이 하지 못하고 모두 지장왕보살에게 가서 천상에 표문을 올릴 것을 상의하였다.

오공이 성 밖을 나오다 풀더미에 걸려 비틀거리며 눈을 뜨니 남가일몽이었다. 허리를 펴고 일어나니 네 건장과 무리가 외쳤다. "대왕, 술을 얼마나 드셨길래 밤새 안 일어나십니까?" 오공이 꿈속의 일을 이야기하자 무리가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하였다.

이로부터 산 원숭이 중에 오래도록 늙지 않는 자가 많아졌다. 이것은 저승에 이름이 없기 때문이었다. 여섯 의형제도 기뻐하며 날마다 모여 즐겼다.


한편 영소보전에서 옥황상제가 조정을 열었을 때 구홍제진인이 아뢰었다. "폐하, 통명전 밖에 동해 용왕 오광이 표문을 올렸습니다." 옥황상제가 선포하니 오광이 예를 갖추고 표문을 올렸다. 표문의 내용은 손오공이 용궁에 쳐들어와 신진철을 가져가고 갑옷을 빼앗아 갔으며 삼해의 용왕들이 모두 떨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서 저승의 진광왕이 지장왕보살의 표문을 올렸다. 손오공이 생사부에서 원숭이 류의 이름을 모두 지워버렸다는 내용이었다.

옥황상제가 표문을 보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 요원숭이는 어느 해에 태어나 어찌 이리 도가 높은가?" 천리안과 순풍이가 앞에 나와 아뢰었다. "이 원숭이는 삼백 년 전에 천산의 돌에서 나온 것으로 그 후 어디서 수련하여 신선이 됐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옥황상제가 말하였다. "어느 천장을 보내어 항복시킬까?"

이때 반열에서 태백장경성이 나서며 아뢰었다. "상성이시여, 삼계 중에 구규가 있는 것은 모두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원숭이는 천지가 낳고 일월이 기른 몸이니 하늘을 이고 땅을 밟아 사람과 다를 게 없습니다. 폐하께서 생화의 자비로 초안 성지를 내리시어 천상에 불러 올려 크든 작든 관직을 주고 적을 올려두시면 어떻겠습니까? 만약 천명을 따르면 나중에 더 포상하고 어기면 그때 잡아도 늦지 않습니다. 첫째로는 군사를 움직이지 않아도 되고 둘째로는 신선을 거두는 도리에 맞습니다."

옥황상제가 기뻐하며 말하였다. "경의 주청대로 하겠다." 즉시 문곡성관에게 조서를 쓰게 하고 태백금성에게 초안을 전하게 하였다.

금성이 칙을 받들어 남천문 밖으로 나가 구름을 내려 화과산 수렴동 앞에 이르러 어린 원숭이에게 말하였다. "나는 천상의 사자다. 성지가 있어 너희 대왕을 청하러 왔다. 빨리 알려라." 어린 원숭이들이 전하니 오공이 크게 기뻐하였다. "마침 이틀째 천상에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천사가 청하러 왔구나." 금성을 정중히 맞이하였다.

금성이 안에 들어와 남쪽을 향해 서서 말하였다. "저는 서방 태백금성으로 옥황상제의 초안 성지를 받들어 내려와 천상에 올라오시도록 청합니다. 성지를 받으시면 천상에서 선적을 올리게 됩니다." 오공이 웃으며 말하였다. "늙은 별님이 강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 원숭이들에게 잔치를 차려 대접하게 하였다.

금성이 말하였다. "성지를 받들고 있어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대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오공이 네 건장에게 이르렀다. "자손들을 삼가 훈련시켜라. 내가 하늘에 가서 길을 살피고 와서 너희를 함께 데리고 올라가 살도록 하겠다." 이에 오공이 금성과 함께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