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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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화과산 원숭이들이 모이다——흑송림에서 삼장이 요마를 만나다

파문당한 손오공이 화과산으로 돌아가 오백 년 만에 원숭이들과 재회한다. 불탄 산을 되살리고 사냥꾼들을 바람으로 물리친다. 삼장 일행은 흑송림에서 황포요괴에게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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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서를 손에 쥔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동쪽으로 날았다. 오백 년 만에 다시 동양대해(東洋大海) 위를 날았다. 파도가 치솟고 물보라가 얼굴을 때렸다.

화과산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꽃도 풀도 없었다. 나무들이 검게 타 있었다. 이랑신이 천병을 이끌고 불을 질렀을 때의 흔적이었다.

돌아보니 선산에 두 눈에 눈물이 흐르고,
산을 대하니 처량한 기운이 더욱 짙다.
언젠가는 이 산이 다치지 않으리라 여겼건만,
오늘에야 땅도 상한다는 것을 알았구나.

손오공이 내려앉았다. 여기저기서 원숭이들이 달려나왔다. 천 마리도 안 되는 수였다. 예전엔 사만 칠천 마리에 달했는데 불에 타 죽거나 사냥꾼에게 잡혀간 것이었다.

원숭이들이 고개를 떨구며 보고했다.

"사냥꾼들이 해마다 산에 와서 괴롭힙니다. 화살과 독으로 죽이고, 그물과 올무로 잡아가지요. 살아남은 우리는 굴 속에 숨어 겨우 버텨왔습니다."


손오공이 산 정상에 올라 시선을 돌리자 남쪽에서 천여 명의 사냥꾼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매와 사냥개를 데리고, 창과 활을 들고, 북을 치며 요란하게 산을 오르고 있었다.

손오공이 입속으로 주문을 외우고 서쪽 방향 바람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그리고 한 번에 불어냈다.

폭풍이 일었다. 바위 조각들이 빗발처럼 날아가 사냥꾼들을 강타했다. 말들이 쓰러지고 사람들이 뒹굴었다. 순식간에 사냥꾼 무리가 흩어지고 죽은 자들이 산 아래에 쌓였다.

원숭이들이 와르르 뛰쳐나와 환호했다. 손오공이 말했다.

"죽은 사냥꾼들의 옷을 거두어 세탁해서 입어라. 말 가죽으로 신발을 만들고, 말고기는 소금에 절여 두어라. 활과 창은 무예 연습에 쓰고. 깃발들은 내가 쓰겠다."

원숭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손오공이 형형색색의 깃발 조각들을 이어붙여 하나의 큰 깃발을 만들었다. 그 위에 썼다.

"화과산을 다시 열고 수렴동을 다시 세운 제천대성"

깃발을 동굴 입구에 꽂았다.


한편 삼장 일행 셋은 백호령을 지나 **흑송림(黑松林)**에 들어섰다. 소나무가 하늘을 가려 한낮에도 어두웠다. 삼장이 허기를 느껴 저팔계가 밥을 구하러 갔다.

저팔계가 사라진 틈에 갑자기 바람이 일더니 요괴가 나타났다. **황포요괴(黃袍妖)**였다. 금빛 갑옷을 두르고 누런 빛을 내뿜는 요괴가 삼장을 낚아채어 구름을 타고 사라졌다.

사오정이 뒤를 쫓았으나 속도가 달렸다.

저팔계가 밥 대신 빈손으로 돌아오니 사오정이 다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형님, 스승님이 잡혀가셨습니다! 황포요괴의 소굴인 **파월동(波月洞)**으로 끌려간 것 같습니다!"

저팔계가 쇠스랑을 들고 달렸다. 사오정도 보장을 들고 뒤따랐다.


파월동 앞에 도착해 두 사람이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요괴의 부하들이 쏟아져 나와 싸움이 벌어졌다. 황포요괴가 직접 나와 저팔계와 수십 합을 겨뤘다. 저팔계가 버티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했다.

사오정도 달려들었지만 황포요괴가 강한 법술을 부려 두 사람을 모두 밀어붙였다.

두 사람이 간신히 물러나 숨을 고르며 말했다.

"이 요괴, 상대가 안 됩니다. 어떡하지요?"

저팔계가 땅을 발로 굴렸다.

"손 형님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오정이 조용히 말했다.

"형님을 데려와야 합니다."

저팔계가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스승님이 파문서를 쓰셨는데, 과연 형님이 와줄까요?"

"그래도 가야 합니다."

두 사람은 동굴 밖 바위 그늘에 몸을 숨기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