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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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시체 요괴가 삼장을 세 번 속이다——성승이 미후왕을 쫓아내다

백호령에서 시체 요괴 백골부인이 젊은 여자, 노파, 노인으로 세 번 변신해 삼장을 속이려 한다. 손오공이 매번 요괴임을 알아채 때려죽이지만, 삼장은 살인을 저질렀다고 화를 내며 끝내 손오공을 파문한다.

백골부인 시체요괴 손오공 삼장법사 저팔계 백호령 파문 긴고아주 세번변신

오장관을 떠난 지 며칠 후, 일행이 **백호령(白虎嶺)**에 들어섰다. 험준한 절벽 사이로 길이 구불거렸다. 삼장법사가 배가 고프다며 손오공에게 밥을 구해오라 했다.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남쪽 산을 바라보니 붉은 점들이 보였다. 잘 익은 복숭아였다. 삼장에게 알리고 근두운을 타고 과일을 따러 날아갔다.


그 산에는 오랫동안 수행한 요괴가 있었다. 시체 귀신(屍魔), 별호 **백골부인(白骨夫人)**이었다. 손오공이 자리를 비운 것을 보고 삼장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저팔계와 사오정이 곁에 있어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

요괴가 한 가지 꾀를 냈다.

몸을 흔들어 꽃같이 아름다운 젊은 여인으로 변했다. 왼손에 밥이 담긴 파란 항아리를 들고 오른손에 채소국이 담긴 녹색 병을 들고 삼장 앞에 나타났다.

"스님, 저는 이 근처에 사는 사람입니다. 스님들이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공양을 드리러 왔습니다."

삼장이 기꺼이 받으려 하는 순간 근두운을 타고 돌아오던 손오공이 멀리서 바라보았다. 화안금정이 번득였다. 요괴의 두개골 위에 붉은빛이 감돌았다.

손오공이 착지도 하기 전에 여의봉을 내리쳤다. 요괴가 짜도 술법으로 가짜 시체를 남겨두고 혼 하나만 빠져나갔다.

삼장이 달려와 여인의 시신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오공아! 이 여인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렇게 죽였느냐!"

"스승님, 저건 요괴입니다. 보십시오—"

시신이 한 줌 흰 뼈로 변했다. 그러나 삼장은 반신반의하며 긴고아주 주문을 외웠다. 손오공이 머리를 감싸며 바닥에 뒹굴었다.


백골부인의 혼이 구름 위에서 이를 갈았다.

"한 번에 안 되면 두 번이다."

이번엔 늙은 노파로 변신해 나타났다.

"내 딸이 공양 드리러 갔는데, 아직 안 오니 걱정이 되어…."

손오공이 달려와 여의봉을 내리치자 노파도 시신만 남기고 혼이 달아났다. 삼장이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다.

"오공아, 네가 또 사람을 죽였다. 이번엔 정말 용서할 수 없다!"

손오공이 간청했다.

"스승님, 저것도 요괴입니다. 뼈를 보십시오."

뼈가 나타났다. 삼장이 주문을 다시 외웠다. 손오공이 또 뒹굴었다.


백골부인이 세 번째 변신을 준비했다. 이번엔 백발의 노인이었다.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노처와 딸이 공양 드리러 갔는데, 어찌 소식이 없소? 혹시 보셨소?"

손오공이 한 번에 눈을 찌푸렸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여의봉이 바람을 가르며 내리꽂혔다.

요괴의 진짜 몸이 땅에 떨어지며 흰 뼈 더미가 되었다. 뼈 위에 **백골부인(白骨夫人)**이라는 네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삼장의 얼굴이 철처럼 굳었다.

"오공아, 나는 더 이상 너를 용납할 수 없다. 무고한 세 사람을 죽인 것은 살생이다. 취경하는 자가 이래서야 되겠느냐?"

"스승님, 저 뼈에 백골부인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습니까!"

저팔계가 옆에서 부채질했다.

"형님이 세 사람을 죽였습니다. 뼈는 요술로 만든 것이지요."

삼장이 붓을 꺼내 **파문서(貶書)**를 썼다.

"나 삼장법사는 이로써 손오공과의 사제 관계를 끊는다.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손오공이 파문서를 받아 들고 한참 멍하니 서 있었다.

"스승님…."

삼장이 고개를 돌렸다. 손오공이 무릎을 꿇었다.

"제가 잘못했습니까? 정말로?"

삼장이 대꾸하지 않았다.

오행산 아래 오백 년을 기다려 만난 스승인데,
붓 한 자루로 끊어지는 사제의 정이로고.
백골이 먼지 되어 사라져 버렸건만,
그 진실을 알아줄 이 아무도 없구나.

손오공이 눈물을 훔치며 삼배를 올렸다. 그리고 근두운에 올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잠시 내려다보다 이내 동쪽을 향해 사라졌다.

삼장법사가 말에 올랐다. 저팔계와 사오정이 뒤를 따랐다. 백호령에 바람이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