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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유사하에서 사오정을 항복시키다——목이 아홉 해골로 강을 건너다

팔백 리 유사하에서 사오정이 나타나 삼장을 위협한다. 저팔계가 물속에서 싸우나 결판이 나지 않고, 금두게제가 관음보살에게 도움을 청한다. 사오정의 내력이 밝혀지고, 목의 해골 바가지 뗏목으로 강을 건너 사오정이 귀의한다.

사오정 유사하 저팔계 손오공 삼장법사 권렴대장 해골뗏목 금두게제 관음보살

황풍령을 벗어난 삼 인방은 며칠을 더 걸었다. 어느 날 눈앞에 **팔백 리 유사하(流沙河)**가 나타났다. 강물이 붉은 빛을 띠며 거세게 흘렀고, 파도 속에 모래알이 섞여 소용돌이쳤다. 강폭이 워낙 넓어 반대편 기슭이 아득했다.

삼장법사가 말 위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오공아, 배가 없으면 건너지 못하겠구나."

손오공이 강둑을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강물이 갈라지며 요괴 하나가 치솟아 올랐다. 머리칼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얼굴은 청람색에 눈이 번득였다. 목에는 해골 바가지 아홉 개가 꿰어 달려 있었다. 손에 일월보장(日月寶杖)을 들고 삼장법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손오공이 재빨리 가로막아 여의봉으로 맞섰다. 두세 합 만에 요괴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저팔계가 코를 벌름거리며 외쳤다.

"형님, 이건 제가 맡겠습니다! 수전은 제 특기 아닙니까!"

쇠스랑을 들고 강물로 뛰어들었다. 물속에서 요괴와 격전이 벌어졌다.

유사하 물 아래 번개가 치듯,
쇠스랑과 보장이 서로 엇갈린다.
한 명은 하늘 은하수를 주름잡던 장수이고,
한 명은 봉도연에서 배를 저어 다니던 제독이라네.

두 사람이 서른 합 넘게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요괴가 깊은 물속으로 달아나 버렸다. 저팔계가 강 밖으로 나와 헐떡였다.

"대단한 놈입니다. 물속에서는 제가 오히려 불리해요."

손오공이 강 위를 날아다니며 소리쳐 보았지만 요괴는 나오지 않았다.


손오공이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내 스승이 하늘의 일을 모르신다. 내가 **금두게제(金頭揭諦)**를 불러 관음보살께 여쭈어 보겠다."

금두게제가 나타나 보살 앞으로 날아갔다. 관음보살이 듣고 말씀하셨다.

"그 요괴는 내가 이미 아는 자다. 본래 하늘의 **권렴대장(卷帘大将)**이었는데, 반도회에서 유리잔을 깨뜨리는 바람에 옥황상제의 진노를 사 유사하로 귀양 왔다. 이레마다 하늘에서 날카로운 칼이 날아와 백여 군데를 찌른다. 배고프면 뱃사공을 잡아먹으며 연명해 왔다. 그 목의 해골은 지금껏 잡아먹은 뱃사공 중 신심이 있던 아홉 사람의 것으로, 물에 가라앉지 않아 소중히 달고 다닌다."

보살이 금두게제에게 말씀하셨다.

"내 붉은 표주박 하나를 주겠다. 사오정에게 해골 바가지 아홉 개를 법진(法陣) 형태로 표주박에 걸어놓으면 뗏목이 되어 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이라 일러라. 그 요괴를 설득해 귀의하게 하라."


금두게제가 유사하로 내려와 물속에서 요괴를 불렀다.

"사오정! 관음보살의 말씀이시다. 취경인 삼장법사 일행이 왔으니 귀의하라. 네가 뗏목을 만들어 강을 건네주면 공을 쌓아 죄를 속할 수 있을 것이다."

요괴가 강물 위로 떠오르며 두 손을 모았다.

"보살의 말씀을 어길 수 없습니다."

강가로 올라온 요괴가 삼장법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는 권렴대장이었으나 죄를 지어 이곳에 귀양 왔습니다. 보살께서 제도해 주시기를 기다리라 하셨는데, 한꺼번에 여러 일이 벌어져 취경인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부디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삼장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법명을 내리마. **사오정(沙悟净)**이라 하리라."

손오공이 옆에서 킬킬거렸다.

"팔계 다음이니 네 별명은 사화상(沙和尚)이 되겠구나."


사오정이 목의 해골 바가지 아홉 개를 보살이 주신 붉은 표주박에 법진 형태로 꿰어 매달았다. 순식간에 작은 뗏목처럼 단단하게 결합되었다. 일행이 올라타자 강물이 잔잔해졌다. 사오정이 보장으로 물을 저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유사하의 붉은 물결이 갈라지고,
해골 뗏목 위에 법사가 앉았구나.
서방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하건만,
세 제자가 힘 합쳐 스승을 모신다.

뗏목이 팔백 리 강폭을 가르고 건너편에 닿았다. 사오정이 표주박을 물에 던지자 아홉 해골이 흩어지며 가라앉았다.

삼장 일행은 이제 넷이 되었다. 손오공이 앞장서고, 저팔계가 짐을 지고, 사오정이 백마 고삐를 잡았다. 삼장법사가 말 위에서 서쪽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