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황풍령에서 황풍대왕을 만나다——삼장이 납치되고 손오공의 눈이 상하다
황풍령에서 황풍대왕의 부하에게 삼장법사가 납치당한다. 손오공과 저팔계가 황풍동을 공격하자 황풍대왕이 삼매신풍을 불어 손오공의 눈을 상하게 한다.
가오노장을 떠난 삼 인방은 여름 炎天을 뚫고 며칠을 걸었다. 어느 저물녘, 왕씨 노인의 집에 투숙했다. 그 노인이 말했다.
"이 서쪽으로 삼십 리쯤 가면 **팔백 리 황풍령(黃風嶺)**이 있습니다. 그 산에는 요괴가 많아 지나기 어렵습니다."
손오공이 웃으며 말했다.
"두렵지 않습니다. 제 사제가 있으니 무슨 요괴든 상대가 안 됩니다."
저팔계가 밥상을 열 그릇 넘게 비우며 끄덕였다.
다음날 아침 출발해 반나절 만에 황풍령 입구에 닿았다. 험준한 절벽과 기이한 바위가 빽빽이 솟아 있었고, 짙은 안개가 산허리를 감쌌다.
갑자기 선풍 같은 회오리바람이 불어왔다. 삼장법사가 말했다.
"오공아, 이 바람이 심상치 않다."
산 위 나무들이 뿌리째 흔들리고,
골짜기 바위가 들썩이며 움직이네.
새들이 둥지를 잃고 하늘을 맴돌고,
호랑이도 굴 안에서 뒤척이며 떤다.
바람 속에서 작은 요괴 하나가 튀어나왔다. 삼장법사를 보자마자 낚아채 황풍동(黃風洞)으로 달아났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손오공이 뒤를 쫓아갔으나 이미 동굴 문이 굳게 잠혀 있었다.
"저팔계! 여기서 내가 문을 두드릴 테니 너는 옆에서 막아라."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동굴 문짝을 부쉈다. 안에서 요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참 싸우다 황풍대왕(黃風大王) 이 직접 나타났다. 호랑이 가죽에 노란 포대기를 두른 황풍대왕이 병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손오공과 황풍대왕이 맞붙었다. 수십 합 이상 치열하게 싸우다 황풍대왕이 이기지 못할 것을 직감하자 고개를 돌리며 입을 크게 벌렸다. 그의 입에서 세 방향으로 갈라진 황색 바람, **삼매신풍(三昧神風)**이 쏟아졌다.
눈 깜짝할 새에 모래와 돌이 섞인 바람이 손오공의 두 눈 속으로 파고들었다. 손오공이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눈을 감쌌다. 불과 뒤에 자랑했던 **화안금정**이 이 신풍 앞에서는 이무 소용이 없었다.
"으윽! 눈이! 눈을 뜰 수가 없다!"
손오공이 눈을 비비며 비틀거리자, 황풍대왕이 그 틈을 타 동굴 안으로 달아났다.
저팔계가 달려와 손오공을 부축했다.
"형님, 괜찮습니까?"
"눈에 바람이 들어가 아무것도 안 보인다. 스승님은 아직 저 동굴 안에 갇혀 계시고."
저팔계가 멀쑥한 표정을 지우며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그럼… 제가 가서 싸워볼까요?"
저팔계가 쇠스랑을 들고 동굴 앞에 가서 큰 소리로 외쳤다. 황풍대왕이 다시 나타나 두 사람이 싸웠으나 저팔계도 수십 합 만에 밀렸다.
"형님, 저도 감당이 안 됩니다. 우리 스승님을 어찌 구한답니까?"
손오공이 눈을 가린 채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눈이 나으면 내가 다시 싸우겠다. 그전에 눈 고칠 방도를 찾아야 한다."
"어디서 찾습니까?"
"하늘 어딘가에 이 신풍의 해독 방법을 아는 신이 있을 것이다. 네가 가서 알아봐라. 나는 여기서 눈을 치료하겠다."
저팔계가 고개를 끄덕이며 구름을 타고 올라갔다. 손오공은 동굴 앞 바위에 앉아 눈을 핥으며 해독을 기다렸다. 삼장법사는 황풍동 안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