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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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운잔동에서 저팔계를 항복시키다——목도산에서 삼장의 제자가 되다

손오공이 저팔계를 붙잡아 내력을 듣는다. 천봉원수였다가 쫓겨나 복릉산 운잔동의 돼지 요괴가 된 저팔계가 관음보살의 명을 떠올리며 귀의하고, 삼장법사의 두 번째 제자가 된다.

저팔계 손오공 삼장법사 천봉원수 복릉산 운잔동 구치정파 관음보살 귀의

손오공이 달아나는 요괴를 뒤쫓아 산속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 불빛이 어둠 속에서 일렁이더니 요괴가 동굴 앞에 멈춰 서 구치정파(九齒釘耙), 아홉 이빨 쇠스랑을 꺼내 들었다.

"어떤 놈이냐, 이름이나 대고 죽어라!"

"나는 화과산 수렴동 손오공이다! 네가 누군지는 모르나 우선 맛이나 봐라!"

두 사람이 격렬하게 맞붙었다. 삼지창 같은 쇠스랑이 여의봉과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스랑이 내리치면 여의봉이 받아치고,
여의봉이 올라오면 스랑이 막아선다.
한 명은 하늘에서 내쫓긴 원수이고,
한 명은 오행산을 벗어난 대성이라네.

이경(二更)부터 새벽이 밝을 때까지 싸웠다. 요괴가 지쳐 쓰러질 듯 동굴 안으로 달아나 문을 굳게 닫고 나오지 않았다. 손오공은 스승이 걱정될 것 같아 일단 가오노장으로 돌아갔다.


고태공과 이웃 어른들이 하룻밤 내내 기다렸다. 손오공이 돌아와 경위를 설명했다.

"그 요괴는 보통 귀신이 아닙니다. 하늘에서 내쫓긴 천신이 잘못 환생한 것 같습니다. 아직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으나 내일 마저 해결하겠습니다."

고태공이 무릎을 꿇었다.

"우리 집 재산을 나눠 드리겠습니다. 아예 뿌리째 뽑아주십시오."

손오공이 웃으며 말했다.

"보답은 나중에 받겠습니다. 어서 갈게요."


이튿날 아침, 손오공이 동굴 앞에 나타나 문짝을 산산조각 냈다.

"이 밥통아, 빨리 나와서 싸우자!"

요괴가 쇠스랑을 들고 달려나와 싸우다가 이번에는 여의봉으로 머리를 얻어맞았다. 도망치려는 순간 손오공이 소리쳤다.

"잠깐! 한 가지만 물어보자. 내 스승이 서천으로 가는 취경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전처럼 싸울 마음이 있었겠느냐?"

요괴가 쇠스랑을 내던지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

"아니요! 저는 본래 **관음보살**께서 이곳에서 취경인을 기다리라 하셔서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처음부터 취경 얘기를 꺼냈다면 이런 싸움은 없었을 겁니다."

손오공이 미심쩍어 물었다.

"진심이냐? 거짓말로 도망가려는 수작은 아니냐?"

요괴가 하늘을 향해 맹세했다.

"만약 거짓이라면 다시 천조를 어겨 만 조각이 나도 좋습니다."

손오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동굴에 불을 지르고 나와라. 집착을 끊어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요괴가 갈대와 가시덤불을 쌓아 불을 질러 **운잔동(雲棧洞)**을 통째로 태워버리고 밖으로 나왔다. 손오공이 털끝 하나를 뽑아 밧줄로 변환해 요괴의 두 손을 결박했다.


가오노장으로 돌아오자 삼장법사가 마당 가운데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오공이 묶인 요괴를 밀어냈다. 요괴가 무릎을 꿇고 삼장법사에게 절했다.

"스승님, 저는 하늘의 **천봉원수(天蓬元帥)**였으나 술에 취해 **항아(嫦娥)**를 희롱하다 옥황상제의 진노를 사 이천 번 타도를 맞고 하계로 쫓겨났습니다. 복릉산에 잘못 환생해 돼지 몸을 얻었으나 관음보살께서 제도해 주시며 취경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이름은 돼지 성을 따라 **저강렬(猪剛鬣)**이라 합니다."

삼장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관음보살께서 인도하신 것이니 받아들이겠다. 법명을 내리마. 저오능(猪悟能), 자는 **팔계(八戒)**라 하리라."

저팔계가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했다. 고태공이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다과를 내왔다. 여러 이웃들도 와서 함께 기뻐했다. 저팔계가 백마의 짐을 받아 들더니 쑥스럽게 웃었다.

"이제 짐은 제가 지겠습니다."

삼장법사가 말 위에 오르고, 손오공이 앞길을 안내하며, 저팔계가 뒤에서 짐을 지는 새로운 대오가 꾸려졌다. 세 사람과 한 마리 말이 서쪽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