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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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반사산에서 신들이 은밀히 돕다——응수간에서 마음의 말을 고삐 채우다

응수간에서 용이 삼장법사의 백마를 삼킨다. 손오공이 용과 싸우나 물속에 숨어버리자 금두게제가 관음보살을 불러온다. 보살이 용에게 백마로 변하라 명하고, 산신이 안장을 선물하여 여정이 계속된다.

손오공 삼장법사 백룡마 관음보살 응수간 반사산 금두게제 육정육갑 오방게제 서해용왕

납월의 차가운 날씨에 스승과 제자가 며칠을 걸어가자 절벽과 험한 산이 이어지는 길 끝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삼장법사가 고개를 들었다.

"오공아, 저게 무슨 소리냐?"

"이곳이 **반사산 응수간(盤蛇山 鷹愁澗)**이라 기억합니다. 간 안에서 나는 물소리입니다."

말이 간 가장자리에 이르렀을 때, 물속에서 우렁찬 소리가 나더니 용 한 마리가 파도를 치며 튀어 올랐다. 삼장법사가 말 위에서 질겁하는 사이, 용이 달려들어 백마를 안장째 통째로 삼키고는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다.

손오공이 삼장법사를 높은 언덕 위에 앉히고 사방을 살폈다. 화안금정으로 천 리를 둘러봐도 말의 흔적이 없었다. 돌아와 보고하자 삼장법사가 눈물을 흘렸다.

"오공아, 이 천만 리 길을 어찌 걸어가란 말이냐?"

손오공이 벌컥 화를 냈다.

"그러니까 잠자코 여기 계세요. 제가 용을 찾아 말을 받아오겠습니다."

언덕 위에서 반쯤 구름을 타고 간 위를 맴돌며 소리쳤다.

"이 흙탕물 놈아, 내 말을 내놓아라!"


용이 다시 물에서 튀어 올라 달려들었다. 두 사람이 간 가에서 치열하게 격돌했다. 수십 합을 맞붙었다가 용이 힘에 부쳐 물속으로 도망쳤다. 손오공이 아무리 욕설을 퍼부어도 용은 귀를 막고 나오지 않았다.

손오공이 번민을 이기지 못해 삼장법사에게 돌아갔다.

"물속에 숨어버려서 어찌 해볼 수가 없습니다."

그 순간 허공에서 여러 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대성, 걱정 마십시오. 우리는 관음보살께서 보내신 호위 신들입니다."

신들이 이름을 밝혔다. 육정육갑(六丁六甲), 오방게제(五方揭諦), 사치공조(四値功曹), 십팔호교가람(十八護敎伽藍) — 차례로 돌아가며 취경인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금두게제(金頭揭諦)**는 밤낮없이 곁에 머물렀다.

손오공이 명령했다.

"너희는 스승님을 지켜라. 금두게제는 남해로 가서 관음보살을 모셔 오거라."

금두게제가 순식간에 구름을 타고 낙가산 자죽림에 도달했다.


관음보살이 까닭을 듣고 말했다.

"그 용은 본래 서해 용왕 오윤(敖閏)의 아들이다. 궁전의 야명주를 불태운 죄로 처형을 기다리다 내가 옥황상제께 청해 이 간에 보내 취경인의 말이 되게 했다. 그런데 어찌하여 말을 먹은 것인가."

보살이 게제와 함께 낙가산을 떠나 반사산 상공에서 내려다보니 손오공이 간 가에서 용을 향해 고함치고 있었다. 게제를 시켜 불렀다.

"대성, 보살께서 오셨소."

손오공이 구름으로 날아 올라가 소리쳤다.

"보살님! 어찌 저를 이리 해코지하십니까? 금테 주문으로도 모자라 이 골칫거리 용을 풀어놓아 제 말까지 삼키게 하다니요!"

보살이 웃으며 말했다.

"그 용은 취경인의 말이 되기 위해 여기 있었다. 동토에서 온 평범한 말이 서역까지 어찌 가겠느냐? 이 용마여야 그 길을 갈 수 있다."

"그래도 용이 숨어서 나오지를 않으니 어쩌란 말입니까?"

보살이 게제에게 명했다.

"간 가에 가서 '서해 용왕 오윤의 셋째 아들 옥룡아, 남해 관음보살이 오셨다!' 하고 외쳐라."

게제가 두 번 외치자 용이 파도를 박차고 하늘로 솟구치더니 사람 모습으로 변해 관음보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보살님, 오래 기다렸으나 취경인의 소식이 없었습니다."

보살이 손오공을 가리켰다.

"이분이 바로 취경인의 대제자다."

용이 손오공을 보며 말했다.

"저 분이 저와 싸운 상대인데, 한 번도 '취경'이라는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손오공이 머리를 긁적이며 변명했다.

"이름을 묻지도 않았잖소."

보살이 용의 목에서 **야명주**를 빼고 버들가지에 감로수를 적셔 용의 몸에 뿌리며 말했다.

"변하라!"

용이 삼장법사의 백마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보살이 당부했다.

"공을 쌓아 죄업을 씻으면 금신(金身)을 얻어 승천할 것이다."

**백룡마(白龍馬)**는 이를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보살이 돌아가려 하자 손오공이 팔을 붙잡았다.

"저는 못 가겠습니다. 이 길이 얼마나 험한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데 죽기도 전에 공을 세울 수 있겠습니까?"

보살이 달랬다.

"내 문중에서는 고요함으로 진리에 이른다. 믿음을 잃지 마라. 진정 벗어나기 어려운 난에 처하거든 내가 직접 와서 구하겠다."

보살이 버들잎 세 개를 뽑아 손오공의 머리 뒤에 붙였다.

"변하라! 이것이 세 줄기의 구명 털이다. 급한 때 사용하라."

손오공이 마음을 다잡고 감사히 돌아왔다. 삼장법사에게 말을 데려가니 삼장이 놀랐다.

"오공아, 이 말이 어제보다 더 살찐 것 같구나."

"스승님, 이 말은 서해 용왕의 아들이 변한 것입니다. 안장은 없지만 일단 타고 가시죠."

삼장법사가 토신에게 향불을 피우고 절을 올린 뒤 말에 올랐다. 간 상류에서 한 노어부가 나무 뗏목을 저어 내려오더니 그들을 태워 간을 건네주었다. 서안에 오르자 노어부는 뗏목을 돌려 강 한가운데로 가 버렸다.

"스승님, 저분은 이 간의 수신(水神)입니다. 영접하러 제때 오지 않았으니 본래 제가 한 대 때려야 하는데, 이번엔 봐줬습니다."

삼장법사가 반신반의하며 용마에 올라타 서쪽 길을 계속 갔다. 다음날 아침 사당에서 만난 노인이 온전한 안장 한 세트를 내어 주었다. 안장이 딱 맞았다. 노인이 사라진 자리에서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소신은 낙가산 산신과 토지신입니다. 보살의 명을 받아 안장을 드렸습니다. 힘차게 서역으로 가십시오."

삼장법사가 무릎을 꿇고 절했다. 손오공이 피식 웃으며 스승을 일으켜 세웠다.

"어서 가요. 그분들은 이미 멀리 가서 보지도 않아요."

두 사람은 다시 서쪽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