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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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당왕이 성심으로 수륙대회를 열다——관음보살이 성현하여 금선자를 선발하다

옥영 공주 몸에 이취련이 환혼하고, 당태종이 수륙대회를 열어 현장법사를 선발한다. 관음보살이 가사와 석장을 팔러 나타났다가 법회장에서 대승불법을 소개하고, 현장이 서역 취경을 자원한다.

현장법사 삼장법사 당태종 관음보살 수륙대회 금란가사 구환석장 대승불법 취경

저승사자가 류전 부부의 혼령을 장안으로 돌려보냈다. 이취련의 혼은 궁궐 후원에서 꽃그늘 아래 거닐던 옥영 공주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공주가 갑자기 쓰러졌다가 눈을 뜨더니 소리쳤다.

"남편, 기다려요, 기다려요!"

황제가 달려가 부축하자 공주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저는 균주 사람 이취련이에요. 제 남편은 류전이고요."

당태종이 류전을 불러들이자 공주의 몸에 아내의 말투가 자연스럽게 쏟아져 나왔다. 신하들이 경탄했고, 당태종은 아내를 잃은 류전에게 옥영의 모든 혼수를 내리고 평생 부역을 면제하는 칙령까지 더해 주었다.


한편 위지공이 개봉부에 가서 상량을 찾아보니, 그는 항아리를 파는 가난한 장사꾼이었다. 번 돈을 모두 스님들에게 보시하고 종이 은자를 사서 저승에 불태워 쌓아두었던 것이었다. 위지공이 금은 한 창고를 가져다주자 상량은 절대 받을 수 없다 했다. 당태종이 소식을 듣고 그 금은으로 대상국사(大相國寺)를 지어 상량의 은덕을 기렸다.


약속대로 수륙대회를 열 준비가 되자 당태종은 덕이 높은 고승을 찾았다. 뭇 신하가 추천한 끝에 **현장법사(玄奘法師)**가 선발되었다. 그는 어릴 때 강에 떠내려가 금산사에서 자란 강류 아이였으며, 아버지는 장원급제한 진광예요, 외할아버지는 재상 은개산이었다. 어릴 때부터 지계를 지키며 천경만전에 통달했다. 당태종이 기뻐하며 대회의 단주로 임명하고 천하 대천도강도승강 직위와 오채 금란가사 한 벌과 비로모를 하사했다.


수륙대회가 시작된 지 이레째 되던 날, 관음보살이 **목차 혜안(木叉 惠岸)**을 데리고 낡은 중으로 변장해 장안의 저잣거리에 나타났다. 손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금란가사(錦爛袈裟) 한 벌과 구환석장(九環錫杖) 하나를 들고 있었다. 길가 어리석은 중들이 가격을 듣고 비웃었지만, 재상 소우가 우연히 그 빛남을 보고 멈추어 물었다. 보살은 가사의 공덕을 설명했다.

"이 가사를 입으면 지옥에 들어가지 않고, 호랑이 재앙도 없고, 용이 한 올을 걸치면 대붕에게 잡아먹히지 않습니다. 다만 음란하거나 불경(佛經)을 비방하는 자는 이 가사를 볼 수도 없습니다."

소우가 보살을 황제 앞에 데려갔다. 가사의 공덕을 들은 당태종이 값을 치르려 하자 보살이 손사레를 쳤다.

"덕 높은 승려가 있다 들었으니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화생사로 날아올라 법회 단상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 법사는 소승법만 강론하고 있소이다. 대승불법은 모르시오?"

현장이 내려와 합장하며 물었다.

"스님, 대승불법이 무엇입니까?"

보살이 답했다.

"대승불법 삼장은 죽은 자를 하늘로 인도하고 살아 있는 자를 고통에서 구하며 무량한 수명을 얻게 하오. 그 경전은 서천 대뢰음사 석가여래 처에 있소이다."

당태종이 이 소식을 듣고 급히 법사를 만났다. 그때 갑자기 공중에서 보살이 빛나는 모습으로 솟아올라 정병과 버들가지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황제와 백관이 모두 무릎을 꿇고 절했다. 관음보살이 사라진 후 허공에서 간첩이 떨어졌다.

예의 바른 대당 황제께 아뢰오니,
서방에 오묘한 경전이 있나이다.
십만팔천 리의 길을 가야 하나,
대승경전이 간절히 동토를 기다리오니.

당태종이 즉시 법회를 마치고 물었다.

"누가 서역에 가서 경전을 구해 오겠소?"

현장법사가 나서며 말했다.

"빈승이 미천하오나 폐하를 위해 개 발굽처럼 온 힘을 다해 서역에 가겠나이다."

당태종이 크게 기뻐하며 현장의 손을 잡아 일으키고 말했다.

"법사가 이 큰 소임을 맡겠다 하니, 짐이 그대를 의형제로 삼겠소이다."

현장이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했다. 황제는 그 자리에서 현장과 함께 부처님 앞에 꿇어 사배를 올리고 '어제 성승(御弟聖僧)'이라 부르며 **삼장(三藏)**이라는 법명을 내렸다.


길을 떠나는 날 당태종이 친히 성문 밖까지 배웅하며 어주(御酒) 한 잔을 건넸다. 삼장법사가 술잔을 막 들려는 순간 태종이 고개를 숙여 흙 한 줌을 집어 술 안에 뿌렸다. 삼장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태종이 웃으며 말했다.

"어제 성승, 고향 흙 한 줌이 타향의 황금 만 냥보다 귀합니다."

삼장법사가 그 뜻을 깨닫고 감사히 술잔을 비우고 서쪽으로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