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만기
1945년 충칭에서 그려진 컬러 만화로, 서유기 이야기를 통해 전란의 시대상과 정치적 상황을 날카롭게 풍자한 중국 현대 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서유만기》는 중국 현대 만화의 기틀을 닦은 인물 중 하나인 장광우(19001965)가 1945년 항일 전쟁 말기 충칭에서 완성한 컬러 장편 만화로, 전체 분량은 약 60페이지의 채색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은 《서유기》의 틀을 빌려왔지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어느 국왕이 받은 신비한 수정구슬 속에 '산해여도'가 비친다는 설정을 실마리로 삼아, 삼장법사 일행이 국왕을 대신해 '우주의 지고한 이치'가 기록된 천서를 구하러 서천으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요마국'들은 당시 국민정부 통제 구역의 부패와 하이퍼인플레이션, 전시 투기 상인, 그리고 관료 체제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설계되었다. 원고 완성 후 충칭, 청두, 상하이, 홍콩을 돌며 순회 전시되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열악한 인쇄 조건과 국민당의 검열, 전후의 정치적 혼란 등으로 인해 1958년에 이르러서야 인민미술출판사에서 흑백 서적판으로 출간되었다. 1998년 산둥화보출판사에서 처음으로 고화질 풀컬러 재판본을 냈으며, 20122013년 소주 박물관에서 열린 '장광우 예술전'을 통해 원화가 온전히 공개되었다. 풀컬러 기법과 장식성이 강한 조형 언어, 그리고 날카로운 정치 풍자를 담은 이 작품은 만뢰명, 화군무, 정총 등 여러 세대의 중국 만화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으며, 1961년에 세상에 나온 애니메이션 《대나천궁》의 조형 역시 이 작품의 디자인 언어를 분명히 흡수했다.